[사설] 가뭄 근본적으로 해결할 물순환 정책 세워라

입력 2017-05-31 17:18
가뭄이 심각하다. 모내기를 포기하는 농가들이 속출하는가 하면 공업용수가 부족해 가동을 멈추는 산업단지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1년간 내린 전국 누적 강수량은 1053㎜로 예년 평균치인 1308㎜의 80% 수준에 불과하다. 30일 현재 5월 누적 강수량은 161.1㎜로 평년 292.7㎜의 절반(56%) 수준이다. 이러다 보니 평년에는 75%선을 유지하던 전국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61%로 내려앉았다. 가장 심한 곳은 2년 전 유례없는 가뭄으로 제한급수까지 갔던 충남 서부와 경기 남부지역이다. 충남 보령댐은 현재 11.5%의 저수율에 그쳐 1998년 댐 준공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다. 문제는 당분간 큰비가 내릴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농민들의 마음이 타들어 간다.

가뭄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5년 전국 누적 강수량은 2011년 2만5864㎜→2012년 2만5105㎜→2013년 1만8519㎜→2014년 1만8626㎜→2015년 1만5516㎜ 등으로 감소했다. ‘마른장마’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계속되고 있어 이제는 우리나라 여름철 기상 패턴이 됐다. 최근의 추세를 보면 기후변화 등으로 더 심각한 가뭄이 연례행사처럼 닥쳐올 가능성이 높다. 단편적인 접근보다 항구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런데도 우리의 물 관리는 여전히 주먹구구식이다. 농업용수, 하천관리, 수질관리, 하천정비 등에 따라 주체가 제각각이다. 부처별 중복 투자로 예산이 낭비되고, 가뭄 등 재해가 발생했을 때 신속 대응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효율적인 물 관리를 위해 부처별로 흩어진 정책을 한 곳에 모을 필요가 있다.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뭄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우리나라 전체를 하나의 물 순환이 가능한 공간으로 관리하는 정책의 전환도 시급하다. 1일부터 시작되는 4대강 16개 대형 보 중 6개 보의 상시 개방 문제도 이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