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나 계신 하나님… 설화에도 말씀 숨어 있어요”

입력 2017-06-01 00:02

“우리 설화에 성경 이야기가 녹아 있다고?”

초대 동화와번역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김정란(얼굴) 건국대 명예교수가 설화에서 하나님 나라 메시지를 찾고 성경 이야기를 녹여 각색한 동화 5권(표지)을 출간했다. ‘내 복에 살지요’ ‘세 왕자 이야기’ ‘충주산성 마고선녀 이야기’ ‘아리공주와 꼬꼬왕자’ ‘하늘새가 된 수탉’(이상 바이블앤)이다. 김 교수는 최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하나님은 언제 어디에나 계시기 때문에 우리 설화 속에도 말씀이 숨어있다”고 말했다.

그는 20여 년 동안 서양 동화와 한국 설화를 연구했다. 김 교수는 “유럽 동화 작가들이 설화에서 기독교적 메시지를 발견하고 어린이들이 읽을 수 있는 이야기로 만들었던 것처럼 나도 우리 설화에 담긴 기독교적 메시지를 중심으로 동화를 썼다”고 했다. 그가 모델로 삼은 인물은 ‘장화 신은 고양이’로 유명한 프랑스 동화 작가 뻬로(1628∼1703)다.

책을 펴보자. ‘내 복에 살지요’는 아버지와 세 딸 이야기다. 두 언니가 자신을 길러준 아버지 복으로 산다고 할 때 막내딸은 “하늘이 주신 복으로 산다”고 한다. 아버지는 이 딸을 쫓아낸다. 김 교수는 “막내딸은 아버지가 주는 물질로 행복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주인공이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동화의 결말은 그리스도와의 만남으로 영원한 생명을 얻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하늘 새가 된 수탉’에는 “하늘님 모습대로 지음 받은 남편이 하늘님이 데려온 아내를 업신여기는 것은 하늘님 마음에서 멀어졌고 마음이 변했다는 증거”라는 표현이 나온다. 창세기가 연상된다. 이처럼 동화 곳곳에 기독교적 메시지가 녹아들어 있다. 어린이들에게 우리 설화를 기독교적으로 해석해줄 귀한 동화책 시리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