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쿠바와 화해 뒤집나… 오바마 체결 협정 폐기 추진

입력 2017-05-31 05:03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이 전임 정부의 업적으로 꼽히는 쿠바 관련 협정을 모두 폐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수 일간지인 미국 더 데일리 콜러는 29일(현지시간) 미·쿠바무역경제협의회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마이애미에서 연설을 갖고 버락 오바마 전임 정부가 체결한 양국 간 협정 폐기를 선언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존 캐부리치 협의회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월부터 협정 폐기를 준비해 왔지만 다른 이슈들이 이를 가로막았다”면서 “여행과 관련한 단속을 늘리고 쿠바혁명군이 통제하는 기관과의 거래를 막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쿠바계인 공화당의 마코 루비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민주당의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 등이 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4년 12월 양국 간 적대관계 청산 및 국교 정상화를 선언했고 이듬해 7월 54년 만에 국교를 다시 맺었다. 지난해 3월에는 미 현직 대통령으로는 88년 만에 쿠바를 직접 찾았다. 미국인의 쿠바여행 자유화, 기업 진출, 양국 간 정기 항로 개설 등 각종 제재 조치가 단계적으로 해제됐다. 이런 조치들에 당시 대쿠바 강경론자들은 강력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쿠바가 관계 복원 협상에서 종교와 정치적 자유, 정치범 석방 등의 요구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 단교할 수 있다고 강경한 의사를 표명했다. 지난해 11월 당선 직후에도 SNS에 “쿠바가 국민과 쿠바계 미국인, 미국을 위한 더 나은 협상을 할 의지가 없다면 협정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