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계 예전부터 최순실 비선실세 소문 돌아”

입력 2017-05-30 18:19 수정 2017-05-31 00:42
한국 송환길에 오른 정유라씨가 30일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에서 이동하고 있다. YTN 캡처

2014년 정윤회 문건 사태 이전부터 승마계에 ‘최순실이 대통령 비선실세’라는 소문이 돌았다는 증언이 법정에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30일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이상영 전 한국마사회 부회장은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와 2013년 하반기쯤 만나 ‘VIP(대통령)를 뒤에서 보좌하는 최씨 딸(정유라) 승마를 도와준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 전 부회장은 특검에서 “박 전 전무가 ‘승마협회 회장사는 삼성이 맡는다. 삼성이 정유라 포함 승마선수들을 지원하고, 최순실은 청와대 내실을 지원한다. 박 대통령이 정유라를 아낀다’는 말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내실을 지원한다는 건 뒷살림을 도와주는 거라고 생각했다”며 “민감한 내용이라 박 전 전무에게 입단속을 시켰다”고 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측은 “증인은 소문 말고 사실을 말하라”며 발끈했다.

12시간 만에 다시 법정에서 만난 박 전 대통령과 최씨는 이날도 남남처럼 행동했다. 최씨는 재판 마지막에 “딸이 자신의 승마 지원 의혹 때문에 영혼을 완전히 잃어버렸다”며 “내일(31일) 들어오는 애(정유라)한테 검찰이 진실을 밝혀주고 애를 살리는 방향으로 가 달라”고 말했다.

정씨는 이날 덴마크 구치소를 떠나 한국 법무부 검사와 수사관들과 함께 코펜하겐 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정씨는 중간 기착지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거쳐 31일 오후 3시쯤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은 비선진료 방조 혐의를 받는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의 재판에 같은 날 오후 4시 증인으로 강제 구인된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