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Y FOR MANCHESTER(맨체스터를 위해 기도한다).’
한국 축구 응원단 ‘붉은악마’가 지난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잉글랜드의 U-20 월드컵 A조 최종전 때 관중석에 내건 걸개다. 붉은악마 측은 “최근 영국 맨체스터에서 발생한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그 가족들과 맨체스터 시민들에게 애도를 표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가 아닐까 싶어 걸개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맨체스터에 거주하는 잉글랜드 골키퍼 딘 헨더슨은 지난 29일(한국시간) 소속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팬들이 관중석에 내건 플래카드를 봤다”며 “맨체스터는 지금 힘들고 슬픈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국 팬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을 받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붉은악마뿐만 아니라 일반 관중의 응원도 큰 감동을 자아냈다. 지난 1월 바누아투로 해외봉사를 다녀온 한성대 학생들은 23일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찾아 FIFA 주관 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한 바누아투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외국인 팬들의 응원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 22일 천안종합운동장은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베트남인들은 붉은색 상의를 입고 첫 월드컵 본선에 오른 자국 대표팀에 힘을 불어넣었다. 전체 관중 6975명 중 절반가량이 베트남인들이었다. 이날 베트남이 뉴질랜드를 상대로 0대 0으로 비겨 월드컵 첫 승점 1점을 따내자 응원단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일본 응원단도 이번엔 ‘욱일기’ 논란을 일으키지 않고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이번 U-20 월드컵은 관중의 성숙한 응원 문화 덕분에 축제로 승화되고 있다.
김태현 기자
[U-20 월드컵] ‘맨체스터를 위해 기도한다’… ‘붉은악마’ 응원 문화, 축제로 승화
입력 2017-05-31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