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딸 설립 회사에 康 동료 직원이 투자

입력 2017-05-30 00:12
지난 27일 촬영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장녀 이모씨 명의의 회사 주소지인 충남 논산의 한 창고. 논산=김판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장녀(34)가 주류 수입·도매업체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의 투자자는 강 후보자의 유엔 근무 당시 동료 직원인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강 후보자의 장녀 이모씨는 지난해 6월 우모씨 형제와 함께 자본금 8000만원으로 주류 수입·도매업체 P사를 설립했다. 이씨는 자본금 2000만원을 냈고 우씨 형제가 6000만원을 냈다. 동생 우씨는 강 후보자가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일 때 인권보호관으로 일했던 동료 직원이었다. 강 후보자가 딸의 이름을 빌려 회사를 설립했거나 우씨와 연결시켜줬다는 의심이 가능한 대목이다. 우씨 형제는 “법인등기가 이뤄지지 않아 법인 통장 개설이 불가능했다”며 자신들의 투자금을 법인 등기가 아닌 이씨 계좌로 송금하기도 했다.

P사의 설립 당시 본사는 강 후보자 남편 소유의 집이었다. 이씨는 지난해 7월 본사를 창고로 추정되는 충남 논산의 농가 컨테이너로 옮겼다.

창고 주인인 한모씨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농업용 창고로 쓰는데, 사무실로 쓴다고 해서 허락했다”고 말했다. 형 우씨는 “이씨가 수입 사업을 하려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지금은 다른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특별한 활동 내역이 없는 회사인 셈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강 후보자 딸이 어머니를 통해 알게 된 우씨와 의기투합해 사업을 하려다 여의치 않아서 포기한 것으로 안다”며 “조세피난처에 업체를 세운 것도 아니고 세금탈루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의혹이 될 수 없는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야권은 강 후보자 관련 의혹이 잇달아 제기되자 공세 수위를 높였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강 후보자를 콕 집어 “위장전입, 이중국적, 세금탈루 의혹에 거짓말 의혹까지 덧붙여졌다”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강 후보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인근 임시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서는 “미국에 갔다가 1년 교육을 받고 2000년에 다시 돌아왔다”며 “엄마 마음에 큰딸이 다시 한국에서 사는 데 편한 상황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제가 다녔던 이화여고에 넣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위장전입한 주거지 전세권자가 이화여고 전 교장인 데 대해 “은사께서 소개해 주민등록을 옮겼다. 당시는 누가 사는지, 소유주가 누구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했다. 거짓말 논란에 대해선 “청와대 검증과정 당시 저는 제네바 출장 중이었다”면서 “남편이 청와대에 ‘아마 친척집 아니겠나’라고 쉽게 대답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웅빈 권지혜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