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수발 힘들다며 치매 노모를…

입력 2017-05-29 21:03
치매에 걸린 노모를 수발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살해하고 시신까지 시멘트로 매장한 아들이 29일 자수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존속살해 및 사체유기로 아들 채모(55)씨를 검거해 조사 중이다. 채씨는 지난해 3월 13일 오전 4시쯤 서울 강서구 자택에서 치매에 걸린 어머니 장모(당시 78세)씨의 얼굴을 베개로 눌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어머니의 시신을 현관 옆 계단 아래에 벽돌과 시멘트를 이용해 매장했다. 해당 건물은 당시 채씨가 어머니와 단 둘이 세 들어 살던 곳이었다. 이웃들은 장씨가 숨진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채씨는 범행 후 1년2개월 만에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범행 당시에는 강서구에 살았지만 최근에는 송파구 고시원에서 지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치매를 앓는 어머니의 수발을 드는 게 힘겨웠다”며 범행을 뒤늦게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장씨의 시신을 발굴했으며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곧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또한 채씨가 갑자기 1년여 만에 자수한 이유와 정확한 범행 동기도 조사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임주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