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대출 1000조 첫 돌파… 경기 회복 또 하나의 신호

입력 2017-05-29 18:43

기업과 공공기관 등의 산업활동 대출금이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넘어섰다. 1분기 증가폭도 16조1000억원으로 최근 1년여 만에 최대 폭을 보였다. 서비스업 제조업 건설업 등이 모두 대출금 증가로 돌아섰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 급상승에 이어 또 하나의 경기회복 신호로 볼 수 있다.

한국은행은 3월 말 현재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이 100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산업대출은 가계대출의 대척점에 서 있다. 기업 공공기관 정부 등 가계를 제외한 산업활동 주체들이 은행과 2금융권 등 예금을 다루는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을 통칭한다. 가계부채는 진작 1000조원을 넘어 3월 말 이후 1360조원 시대를 맞이했으나 산업대출은 2008년 집계 이후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산업대출은 지난해 4분기 8000억원 감소에서 올해 1분기 16조1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저금리 시대임에도 급격한 투자심리 위축으로 기업이 대출조차 꺼리던 상황이 조금은 나아진 것이다. 한은은 “기업의 재무비율 관리 등을 위해 2016년 말 일시 상환했던 자금의 재차입이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지만 경기회복 신호로 해석될 수도 있음을 인정했다.

제조업은 지난해 4분기 9조3000억원이나 대출금이 감소했다가 1분기 6조2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건설업 역시 1조6000억원 감소에서 1조9000억원 증가로 반전했다. 산업대출 증가세를 견인하던 서비스업은 부동산·임대업 분야를 중심으로 증가폭이 오히려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산업별 대출의 내용 면에서도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다.

전체 대출금에서 시설자금 비중이 40%대를 유지하는 점도 긍정적이다. 현상 유지를 위한 운전자금은 596조8000억원으로 1∼3월에 6조8000억원 늘어난 반면 투자 등을 위한 시설자금은 9조3000억원 늘어난 404조9000억원의 잔액을 기록했다.

글=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