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질된 신학과 교회의 회복, 독립교회의 역할”

입력 2017-05-30 00:05
정인찬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 총장이 29일 경기도 용인 남서울비전교회에서 열린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WAIC 포럼’에서 발제하고 있다. 용인=강민석 선임기자

“교회는 배와 같고 세상은 바다와 같은데 바닷물은 계속 배 안으로 알게 모르게 스며듭니다. 물 위에 떠있어야 배의 구실을 할 수 있는 것처럼 교회가 교회로서의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면 그 존재가치는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 명예회장 박조준 목사가 29일 경기도 용인 수지구 남서울비전교회(최요한 목사)에서 열린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WAIC 포럼’에서 ‘종교개혁의 시대적 당위성’에 대해 설파했다. 이내 예배당엔 엄숙함이 감돌았다.

주제 강연자로 나선 박 목사는 “기업화 돼 가고 있는 한국교회의 현실을 깨닫고 파수꾼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럼에선 독립교회의 정체성과 나아가야 할 방향, 독립교회 운동의 의의 등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독립교회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하는 발제가 이어졌다.

정인찬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 총장은 “분열된 교회들의 연합, 변질된 신학과 교회의 본질 회복, 미래지도자 양성이 독립교회의 시대적 역할”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개 교회가 교단의 교세 불리기와 힘자랑에서 벗어나 오직 세계선교와 남북통일, 하나님나라 확장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회심을 통한 인간·지도자·교회·목회자 개혁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WAIC의 과제와 지향점에 대한 구체적으로 제언도 나왔다. 정일웅 전 총신대 총장은 “지금까진 WAIC의 높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독자적 신학교 운영 없이 사역해 왔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신학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깊이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목회자 개인의 진리왜곡’ ‘목회자 신분·위상에 대한 외부 불신’ 등의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목회자 재교육을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번 포럼은 1995년 4월 설립 이후 WAIC 회원들이 연합해 개최한 첫 번째 행사였다. 현장엔 300여명의 목회자와 사모들이 참석했다.

임우성 사무총장은 “그동안 WAIC가 개인주의적이고 모이지 않는 공동체란 시각이 있었다”며 “지난해 5월과 11월 진행된 전회원 교육 및 총회에 이어 포럼을 통해 한 걸음 더 전진하는 WAIC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