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창립 110주년 기념예배를 드린 중앙성결교회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총회장 신상범 목사)와 예수교대한성결교회(예성·총회장 김원교 목사)의 모(母)교회다. 서울 종로구 충신길에 위치한 이 교회는 동경성서학원을 수료한 정빈과 김상준이 1907년 5월 30일 서울 종로 염동에 복음전도관을 세우면서 시작됐다.
중앙성결교회 21대 담임인 한기채(58) 목사는 29일 “110년 간 ‘교회를 세우는 교회’로 한우리교회 영광교회 등 68개 지교회를 세웠다”면서 “기성의 대표적 교회인 신촌성결교회와 신길성결교회도 우리 교회의 손자뻘 되는 교회”라고 웃었다.
어머니교회답게 서울신대와 성결대는 1911년 중앙성결교회에서 시작된 경성성경학원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한국교회 부흥을 이끈 이성봉 이만신 목사가 각각 15대, 19대 담임목사였다.
서울신대 교수로 지내다가 2004년 부임한 한 목사는 “한 사람의 삶이 ‘요람에서 무덤까지’라고 하지만 우리 교회는 ‘모태에서 천국까지’로 범위를 넓혀 돌봄 목회를 추구하고 있다”며 “어머니교회의 체질을 강화해 건강한 교회, 복음적 교회, 모델이 되는 교회를 꿈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회는 창립 110주년을 맞아 ‘전통의 길에서 개혁의 길까지’라는 표어 아래 111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111’은 하나님 사랑으로 성경 일독(一讀)하기, 이웃 사랑으로 한 사람을 전도해 정착시키기, 교회 사랑으로 1개 구좌 헌신하기이다.
기념예배 후엔 교회와 기성·예성 교단 발생지인 서울 중구 무교로 24번지 거리에 표지석을 설치했다. 조만간 예배당 지붕에 태양광 발전기를 얹는다. 오는 9월엔 세종문화회관에서 음악회를 개최한다.
교인들은 110주년을 맞아 생명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 교회 사랑을 주제로 매달 전 교인들이 근처 충신시장을 찾아 물품을 구입하는 착한 소비, 교회주변을 걸으며 쓰레기를 줍기, 교회 잔반 남기지 않기 운동 등을 실천하고 있다. 도심공동화에 따라 도시빈민과 외국인 노동자도 돌본다.
한 목사는 “개인적 신앙경험은 반드시 공적 영역에서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기독교 가치를 현장 속에 확산시키지 않으면 절대 한국 사회를 변혁시킬 수 없다”며 “기독교 신앙이 지금처럼 사적 종교생활에만 그친다면 결국 고립화, 사사화(私事化)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세월호에서 어린 생명들이 죽어갔는데 그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려면 사회적 생명력이 왕성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한국교회가 생명운동을 펼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글=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110년전 우리 교회에서 성결교회가 태어났습니다”
입력 2017-05-30 0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