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사커’ 프랑스가 화려한 골 잔치를 벌일까? 아니면 ‘빗장 수비’ 이탈리아가 상대를 질식시킬까?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전에선 한국-포르투갈전(30일 오후 8시·천안종합운동장) 외에도 놓치면 후회할 빅 매치들이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6월 1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프랑스(E조 1위)와 이탈리아(D조 2위)의 경기는 전통 유럽 강호간 대결이어서 16강전 최대 빅매치로 불린다. 프랑스는 조별리그에서 9득점 무실점으로 3승을 거둔 강력한 우승후보다. 프랑스의 주포는 3골을 넣은 장-케빈 오귀스탱(20·파리 생제르맹)이다. 오귀스탱은 지난해 7월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U-19 챔피언십에서 6골을 넣어 득점왕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 불참한 AS 모나코의 스타 킬리안 음바페(19)보다 한 골을 더 넣었다. 오귀스탱은 대회 최우수선수상도 거머쥐었다. 당시 프랑스는 이탈리아와의 결승전에서 4대 0 완승을 거뒀다.
이탈리아로서는 이번 경기가 설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탈리아는 필리포 로마냐(20·브레시아 칼초)를 중심으로 하는 수비가 강점이다. 조별리그에서 2골을 넣은 리카르도 오르솔리니(20·아스콜리)를 앞세운 공격력도 만만찮다. 다만 UEFA U-19 챔피언십 준우승국의 명성과 달리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는 1승1무1패(승점 4·골 득실 +1)로 기대만큼의 경기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이탈리아 U-20 대표팀은 결과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마치 성인 대표팀을 보는 듯하다. 지난 27일 일본과의 3차전에선 승점 1점을 얻으려고 팬들의 야유에도 불구하고 후반 막판 자기진영에서 공을 돌렸다. 먼저 2골을 넣은 뒤 2골을 내준 이탈리아는 자칫 실점하면 본선행을 장담못할 것으로 보고 노골적인 비기기 작전을 벌인 것이다.
베네수엘라(B조 1위)와 일본(D조 3위)의 16강전(30일 오후 5시·대전월드컵경기장)도 눈길을 끄는 매치업이다. 베네수엘라는 조별리그 결과만 놓고 보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다. 3경기에서 한 골도 허용하지 않고 10골이나 쓸어 담으며 모두 승리를 챙겼다.
공격 패턴을 보면 조별리그 최다골(4골) 주인공인 세르히오 코르도바(20·카라카스)와 아달베르토 페냐란다(20·말라가)가 양쪽 측면에서 돌진하고, 로날도 페냐(20·라스팔마스)가 상대 수비 진영으로 파고들어 골을 만들어 낸다. 코르도바는 29일 FIFA와의 인터뷰에서 “우린 스피드가 아주 빠르다”며 “각자의 포지션에서 경기의 흐름을 잘 읽어 내기 때문에 공격력이 강하다”고 자랑했다.
일본은 베네수엘라 돌풍을 잠재우겠다고 벼르고 있다. 일본은 D조 2차전에서 우루과이에 0대 2로 패하며 주춤했지만 3차전에서 이탈리아에 2골을 먼저 내주고도 2골을 만회하는 저력을 보여 줬다.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쿠보 타케후사(16·FC 도쿄)가 교체로 출장하는 가운데 도안 리츠(19·감바 오사카)가 공격을 이끌며 3골을 기록 중이다.
한국이 16강전에서 포르투갈을 꺾을 경우 만나게 될 우루과이(D조 1위)와 사우디아라비아(F조 3위) 경기도 관심거리다. 남미 예선 1위 우루과이의 우세가 예상되지만 극적으로 16강 티켓을 거머쥔 사우디아라비아의 사기도 높아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U-20 월드컵] 이제부터 지면 짐 싼다
입력 2017-05-30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