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문화적 심장부인 할리우드에서 모자이크교회를 이끄는 어윈 맥매너스 목사는 교회에 대한 책을 썼다. 제목이 ‘Unstoppable Force(멈출 수 없는 힘)’인데 매우 적절하다. 어떠한 상황과 핍박에도 복음의 능력이 나타나는 사도행전의 교회는 세상이 멈출 수 없는 힘이었다.
시대가 악해서 교회가 약해지는 것이 아니다. 시대는 언제나 악했다. 환경이 나빠서 교회가 힘든 것도 아니다. 지금 환경이 얼마나 좋은가. 문화가 너무 빨리 변해서 교회가 뒤처지는 것도 아니다. 역사적으로 교회는 문화를 창조하고 선도해왔다. 문제는 교회 자체에 있다. 교회가 하나님의 운동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사도행전의 역사에는 영적인 힘의 대결이 나타난다. 이 대결에서 세상의 강한 힘을 가진 자들은 힘 없는 이들에게 패배한다. 당시 유대사회에서 막강한 권력을 가진 힘이 성령 받은 사도들이 증거하는 힘을 멈추지 못했던 것이다. 복음을 거부하는 세력들의 박해에도 사도들의 증거는 멈추지 않았다. 사도들의 증거는 왜 멈출 수 없었을까.
첫째, 거짓이 진실을 가둬 둘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도들을 통해 일어난 놀라운 기적에 당시 종교지도자들은 놀라지 않고 도리어 심기가 불편했다. 사도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전하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능력을 행하고 가르쳤기 때문이다. 이는 예수님의 부활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자신들의 거짓과 위선이 다 폭로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진실은 감춰지지 않는다. 종교지도자들의 이러한 반응이 처음은 아니다. 이들은 예수님께 늘 이렇게 대했다.
예수께서 베데스다 연못가에 있던 38년 된 병자를 고쳐주시고 자리를 들고 걸어가도록 하셨을 때, 그들은 예수께서 안식일에 자리를 들고 걷게 했다고 핍박했다. 인간의 능력으로 고칠 수 없는 병자를 고친 그 능력에 놀라야 하는데 그들은 왜 안식일에 일하냐며 핍박했다. 얼마나 이상하고 병적인 편견인가. 직접 목격한 영광스러운 기적은 관심이 없고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종교 체계를 어겼다고 트집 잡았다. 교회가 영적 운동력을 잃어버리는 중요한 이유는 진실에는 관심이 없고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제도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진실은 결코 거짓과 허영의 제도에 갇힐 수 없다. 교회가 진실의 편에 서지 않는다면 그 힘과 운동력은 상실된다.
둘째, 사도들이 복음을 어떤 상황에서도 말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들로 변화됐기 때문이다. 베드로와 요한은 고백했다. “우리가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행 4:20)” 사람이 무엇인가를 말하지 않을 수 없게 되려면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역사적 사실이어야 하며, 그 사실을 개인적으로 체험해야 한다. 또 능력이 덧입혀져야 한다. 그리고 초자연적 요소가 필요하다. 위로부터 부어지는 성령의 기름 부으심이다. 성령 충만을 받은 사도들은 담대하게 말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들로 변화됐다. 그래서 그들의 증거는 멈출 수 없었다.
셋째, 사도들은 세속적 힘을 의지해 대항하지 않고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했기 때문이다. 어느 시대나 교회가 만나는 큰 유혹은 세상 권력보다 더 큰 힘으로 세상 권력을 굴복시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중세 교회시대에는 교황이 황제에게 왕관을 씌워야 왕권이 인정되는 시대였다. 그것이 교회다운 교회였는가. 교회에는 세상 권력이 필요하지 않다. 세상은 하나님의 일하심과 언제나 충돌한다. 그러기에 세상의 도전 앞에서 십자가의 길로 승리하는 것이다. 세상을 힘으로 이기는 승리는 오래 못 간다. 더 큰 세상의 힘에 의해 다시 정복당하게 마련이다. 성경은 세상을 이기는 승리는 곧 믿음이라 했다. 우리 안에 계신 예수님이 십자가의 길로 함께 걸어가 승리하는 것이다.
교회는 멈출 수 없는 힘이다. 진정한 교회는 하나님의 운동력이다. 기관이나 종교화된 권력이 아니라 예수님에 대한 진실을 담대히 말하지 않을 수 없는 증인들이다.
교회가 거짓을 버리고 진실을 전하기 시작할 때 교회의 능력은 다시 살아날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통해 세상에 바로 보여질 것이다.
이재훈(온누리교회 목사)
[시온의 소리] 멈출 수 없는 힘
입력 2017-05-30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