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물 무칠 때나 쓰던 양념? ‘건강식품’ 몸값 뛰는 식초

입력 2017-05-30 05:02

‘과일 식초’ 열풍이 불면서 주목받지 않았던 식초 시장에도 프리미엄 바람이 불고 있다. 식품업계는 파인애플, 사과 등 다양한 과일을 활용한 자연 발효 제품을 출시하고 나섰다.

시장조사 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식초 시장은 2015년 587억원에서 지난해 692억원으로 크게 성장한 것으로 29일 나타났다. 일반 식초 대신 과일이나 곡물을 오랜 시간 발효시켜 만드는 자연발효 식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시장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자연발효 식초는 일반 식초보다 가격이 높아 프리미엄 제품으로 분류된다. 2015년 전체 식초 시장의 4.1% 수준인 24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자연발효 식초 규모는 지난해 100억원대(14.5%)로 크게 성장하며 전년 대비 4배 이상 성장했다.

식초는 합성식초(빙초산)와 발효식초로 나뉜다. 집에서 요리할 때 사용하는 식초는 발효식초에 해당된다. 발효식초는 식초를 빨리 발효시키기 위해 주정이라 불리는 에탄올에 초산균을 넣어 발효시키는 주정발효 식초와 천연재료만으로 만든 자연발효 식초로 나뉜다. 자연발효 식초는 비타민B와 비타민C, 미네랄, 유기산을 함유하고 있다.

과거 식초는 요리할 때 소량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주정발효 식초가 대부분이었고 제품 종류도 다양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파인애플이나 바나나 등을 식초에 담가 만드는 과일 식초가 다이어트와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면서 과일 식초를 만드는 재료로 알려진 자연발효 식초 시장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웰빙 트렌드로 건강한 재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식초를 다양하게 활용하기 위해 원료나 향, 맛을 꼼꼼히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도 식초 시장을 키우고 있다.

CJ제일제당 백설은 주정과 인공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100% 과일만으로 발효한 천연발효 식초인 ‘100% 자연발효 파인애플 식초’를 지난 24일 출시했다. 800㎖ 한 병에 1㎏ 파인애플 1개의 영양 성분이 그대로 담겨 있고 과일 자체의 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CJ제일제당은 앞서 레몬, 백포도, 사과, 현미 등 프리미엄 발효식초를 선보였다.

대상 청정원 역시 100% 자연발효 식초인 ‘정통파인애플식초’ ‘정통사과식초’ 등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인증받은 ‘유기농 사과농축액’으로 천천히 발효시켜 만든 ‘유기농 사과식초’도 선보였다. 페트(PET)형 용기가 아닌 유리에 담겨 있고 100㎖당 가격 기준보다 배가량 비싸지만 ‘건강한 식초’를 찾는 소비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