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탭S3, S펜·MS 오피스 탑재… ‘존재의 이유’ 찾은 태블릿
입력 2017-05-30 05:03
IT기기가 시장에서 잘 팔리려면 용도가 분명해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선 해당 기기로 뭘 할 수 있는지 명확해야 구매를 하게 된다. 반대로 용도가 애매하다면 선뜻 구매를 하지 않는다. 태블릿PC 시장이 예상보다 성장하지 못하는 것도 비슷하다. 스마트폰에 비해 큰 화면을 내세우며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태블릿PC만의 특화된 용도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태블릿PC에 자리를 빼앗길 것이라고 예상됐던 노트북이 오히려 감량에 성공하며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탭S3(이하 갤탭S3)는 태블릿PC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는 제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콘텐츠 소비용이라는 용도의 한계를 벗어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여러 장치를 탑재했기 때문이다.
갤탭S3의 가장 큰 특징은 S펜이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에서 각광받던 S펜을 그대로 이식했다. 특히 갤럭시 노트7의 S펜 사용 경험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이 돋보였다. 갤탭S3의 S펜은 필압이 4096단계로 글씨나 그림의 선을 정교하게 표현할 수 있다. 펜촉의 두께는 0.7㎜로 보통 필기구와 비슷했다.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S펜으로 쓰면 필기가 되는 ‘꺼진 화면 메모’ 등 노트7에 있던 기능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S펜의 크기는 노트 시리즈에 탑재된 것보다 크다. 실제 필기구 규격에 가깝다. 연필을 쥐고 종이에 쓰는 것처럼 편안하다. 하지만 기기 안에 내장되지 않아 별도로 휴대해야 한다는 점이 다소 불편했다. S펜을 내장할 때보다 잃어버리기 쉬울 거 같은 걱정도 들었다.
갤탭S3는 노트북을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었다. 갤탭S3는 직장인에게 필수 아이템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가 기본으로 설치돼 있다. 문서 작성 등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키보드 커버도 별도로 구매할 수 있다. 갤탭S3의 무게는 434g에 불과하다. 여기에 키보드 커버(277g)를 합쳐도 711g에 불과하다. 휴대하고 다니면서 카페 등에서 문서 작업을 하기에 부담이 없다. 일반 노트북보다 키보드가 작아서 빠른 속도로 작업하는 데는 다소 무리가 있었지만 간단한 문서 작업은 충분했다. 작업하던 파일을 클라우드에 저장해두면 다른 노트북에서 작업을 이어서 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태블릿PC와 노트북을 오가며 일을 할 수 있다.
갤탭S3는 6000㎃h의 배터리 용량을 갖췄다. 동영상 재생시 최대 12시간 사용 가능하다. 급속 충전도 지원해 빠르게 배터리를 채울 수도 있다.
갤탭S3는 하만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AKG가 튜닝한 스피커가 장착됐다. 제품 모서리 4곳에 있는 4개의 스피커는 어느 방향으로 영상을 봐도 훌륭한 소리를 들려준다.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는 영상을 볼 때 화사한 색상을 재현했다. 갤탭S3는 멀티미디어 재생기기로도 훌륭한 역할을 했다.
갤탭S3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연동이 편리해졌다. 삼성 클라우드를 사용하면 스마트폰에서 찍은 사진, 저장한 문서 등을 실시간으로 갤탭S3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갤탭S3와 갤럭시S 시리즈의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거의 동일하게 통일되면서 직관적인 사용도 가능해졌다. 상황에 맞게 갤탭S3와 갤럭시 스마트폰을 오가며 쓸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것이다.
갤탭S3는 LTE 모델이 85만9000원, 와이파이 모델이 69만9000원이다. 전작인 갤탭S2(와이파이 모델 기준)보다 10만원 비싸졌다. 태블릿PC 시장 경쟁 모델인 애플 아이패드가 최근 43만원으로 가격을 낮춰 출시된 것과 비교하면 반대로 가는 셈이다.
갤탭S3는 가벼운 무게와 얇은 두께(6㎜)로 휴대성을 높이고 S펜 등 편의기능을 더해 사용성을 높였다. 삼성전자는 이런 차별화를 통해 갤탭S3를 프리미엄 제품으로 시장에 각인시키길 원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글=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