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메시’ 이승우 vs ‘리틀 호날두’ 디오구 곤살베스

입력 2017-05-28 21:21
이승우
디오구 곤살베스
‘리틀 메시’ 이승우냐, ‘리틀 호날두’ 디오구 곤살베스냐.

한국과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두 에이스가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전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공교롭게도 이승우(19·FC 바르셀로나 후베닐A)는 소속팀 선배 리오넬 메시(30)와 경기 스타일이 비슷하고, 곤살베스(20·벤피카 B)는 대표팀 선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레알 마드리드)와 닮은 점이 많다.

A조 2위에 오른 한국은 오는 3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C조 2위 포르투갈과 16강전을 치른다. ‘자주색 군단’ 포르투갈의 이번 대회 초반 페이스는 좋지 못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잠비아에 1대 2로 패했고, 코스타리카와는 1대 1로 비겼다. 이란과 최종전에선 2대 1 역전승을 거두고 간신히 16강에 합류했다. 하지만 포르투갈의 공격력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특히 이란전에서 24개의 슈팅을 날리며 이란(8개)을 압도했다.

한국은 포르투갈과의 U-20 대표팀 경기에서 3무4패로 절대적인 열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리틀 태극전사들은 형님들이 2002 한·일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포르투갈을 1대 0으로 꺾고 16강에 오른 것처럼 이번에 포르투갈전 무승 징크스를 깨고 8강에 오른다는 각오다. 한국은 폭발적인 드리블을 자랑하는 ‘바르셀로나 보이’ 이승우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이승우는 기니전과 아르헨티나전에서 각각 한 골을 뽑아냈다. 당시 득점 장면을 살펴보면 두 골 모두 상대 수비가 전열을 갖추기 전에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에 이은 과감한 슈팅으로 골문을 열었다.

포르투갈의 약점은 중앙 수비다. 장신 센터백 페루(191㎝)와 호르헤 페르난데스(194㎝)는 스피드가 떨어진다. 이란전에서 둘은 단신 공격수 레자 자파리(176㎝)에게 자주 뒷공간 침투를 허용했다. 빠르고 드리블에 능한 이승우라면 충분히 포르투갈의 수비수들을 제칠 수 있다. 포르투갈 U-20 대표팀엔 성인 대표팀의 호날두와 같은 특급 에이스가 없다. 하지만 한국은 등번호 ‘7번’을 달고 있는 곤살베스를 경계해야 한다. 포르투갈에서 7번은 에이스를 상징한다. 레알 마드리드의 슈퍼스타 호날두는 성인 대표팀에서 7번을 달고 뛴다. 호날두와 같은 왼쪽 윙어인 곤살베스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2골을 넣어 팀 내 최다골을 기록 중이다. 특히 이란과의 최종전에서 멋진 오른발 슈팅으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1991년 대회에서 루이스 피구, 후이 코스타 등과 함께 정상에 올랐던 에밀리우 페이시 포르투갈 감독은 2015년 8월부터 이번 대회에 나선 선수들을 조련해 왔다. 그는 다양한 공격 루트를 만드는 데 능하다. 지난해 유럽 챔피언십에서 포르투갈은 총 7골을 넣었는데, 이는 6명의 선수가 만든 기록이었다. 한국으로서는 대인방어와 지역방어를 적절히 활용해 포르투갈의 파상공세를 차단해야 한다.

신태용 감독은 28일 천안축구센터에서 훈련을 지휘하기 전 “포르투갈은 2선 침투가 날카롭고 양쪽 풀백의 오버래핑이 좋다. 신체조건도 좋아 세트피스를 조심해야 한다”며 “포르투갈은 쉬운 팀이 아니기에 마지막 1%까지 소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