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미세먼지와 알레르기 비염

입력 2017-05-30 05:06
정도광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원장
맑은 봄 하늘을 본 날이 며칠이나 될까? 답답한 마음에 하늘을 올려다보면 높고 청명한 하늘에 마음까지 뻥 뚫린다는 말이 이제는 옛말이 된 것 같아 씁쓸하다.

최근 공개된 2017년 세계경제포럼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136개국 중 초미세먼지 지표 130위를 기록하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또 환경부 대기질환통합센터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 ‘나쁨’ 발생일수가 총 14일에 이르렀다. 2015년과 2016년 같은 시기에 각각 5일과 6일을 기록한 것보다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일반인도 괴로운 미세먼지 피해, 더 힘든 사람이 있다. 바로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이다. 봄철은 황사나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꽃가루까지 겹쳐 알레르기 환자들에겐 그야말로 괴로운 계절이다. 황사 및 미세먼지 발생 빈도와 강도가 급속도로 커지면서 코와 목, 기관지 관련 질환 환자도 늘어난다.

미세먼지를 머금은 황사는 그 자체가 알레르기의 원인은 아니지만 알레르기 비염과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황사나 미세먼지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중국 공업지대를 거쳐 국내로 유입되기 때문에 아황산가스 석영 카드뮴 납 등 중금속을 포함하고 있다. 이런 성분이 알레르기 비염을 비롯한 환경성 질환을 유발하는 것이다.

미세먼지를 가장 먼저 받아들이는 코는 공기 속 먼지를 걸러내는 공기청정기 역할을 한다. 코털에서 먼저 거른 뒤에 섬모가 막아주고, 그래도 남아있는 이물질은 재채기로 내보낸다.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는 환자는 코 점막이 염증으로 인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콧속도 건조해지기 쉬운 상태다. 미세먼지 흡수율이 일반인보다 더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미세먼지 피해에 적극적인 예방이 필요하다.

미세먼지 피해를 줄이려면 우선 대기정보를 모니터링하고 외출 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미세먼지 방지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마스크는 기본적으로 일회용이다. 세탁하여 재사용하면 필터기능이 떨어진다.

외출했다가 귀가한 후에는 반드시 손 씻기와 세안을 통해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따뜻한 생리식염수를 이용하여 코를 세척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충분한 수분 섭취도 중요하다. 물을 마시면 기관지 점막이 습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호흡기를 보호하고, 신체 순환이 활발해져 독성 물질의 배출도 늘어나서 유익하다.

글=정도광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원장, 삽화=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