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멍멍” “으르릉” “컹컹”
지난 27일 주말 서울 강남 도심 한가운데 자리잡은 호텔의 실내카페와 테라스에서는 크고 작은 개들이 합창이라도 하듯 짖어댔다. 그래도 눈살 찌푸리는 사람은 없었다. 반려견이 주인공인 행사장이었기 때문이다. 호텔 카푸치노는 이날 견주와 반려견이 특별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견인(犬人)공감’ 행사를 열었다. 반려견 전용 화장실까지 마련된 이날 행사에선 반려견의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코너가 특히 인기를 끌었다.
라이프스타일을 표방하고 있는 호텔 카푸치노는 반려견과 함께 투숙할 수 있는 바크룸(Bark Room)을 7개 운영하고 있다. 바크룸에는 반려견을 위한 친환경 자작나무 캐노피 침대와 욕조, 잠옷, 사료, 장난감 등이 마련돼 있다. 반려견을 위한 룸서비스 메뉴와 생일 케이크 등도 준비돼 있다. 호텔 카푸치노 관계자는 28일 “7실 모두 비어 있을 틈이 없다”면서 “투숙객들이 ‘반려견과 함께 투숙할 수 있게 해줘 너무나 감사하다’는 인사를 잊지 않는다”고 전했다.
저출산 및 고령화로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키우는 펫팸족이 늘면서 각종 상품과 서비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반려견을 위한 유치원도 성업 중이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퍼피유치원의 경우 등록된 강아지만 2000마리가 넘을 만큼 인기가 높다. 오전 10시 등원해 오전 식사와 배변 트레이닝, 놀이방 친구들과의 사회활동 등의 교육을 받는다. 각자의 방에서 낮잠을 자고 산책과 음악 감상을 하는 시간도 있다. 모발 관리도 받는다. 이런 유치원이 전국에 300여곳 있다.
반려동물을 위해 ‘열공’(열심히 공부)하는 이들이 생기면서 관련 강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문화센터는 이달 들어 반려동물 관련 특강을 9개나 마련했다. 지난 20일과 27일에는 반려견의 노령화에 대비하는 ‘노견의 건강관리’ 강좌 등을 열었다. 신세계백화점 권영규 문화담당은 “반려동물 관련 강좌가 예상 외로 인기가 있어 앞으로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람들도 아직 접해보지 못한 웨어러블 기기의 혜택을 즐기는 반려동물도 적지 않다. SK텔레콤의 ‘T펫’(Tpet)과 펫핏(Petfit)은 반려견 전용 웨어러블 기기다. ‘T펫’은 목줄에 부착하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 주인의 스마트폰으로 전송해준다. 반려동물의 위치 확인 및 활동량·휴식량 분석, 산책 도우미, 반려동물에게 음성 메시지 발송 등 다양한 기능이 제공된다. 펫핏(Petfit)은 사물인터넷 기술을 바탕으로 반려견의 운동량과 칼로리 소모량, 수면량 등을 체크하는 스마트 앱세서리(앱+액세서리)로, 스마트폰과 연동된다.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커지자 온라인 쇼핑몰에서 반려동물의 날을 정하고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쇼핑 플랫폼 위메프는 매월 15일을 ‘반려동물데이’로 정해 이벤트를 펼치며 반려동물에 필요한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는 올해 2조2900억원인 반려동물 시장이 2020년까지 5조8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혜림 선임기자
[And 트렌드] 이 호텔에선 반려견이 VIP
입력 2017-05-29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