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 문제 잘 풀릴 것… 내기 해도 좋다”

입력 2017-05-27 05:05
난민들의 관문인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타오르미나에서 26일(현지시간) 개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AP뉴시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의 휴양도시 타오르미나에서 1박2일 일정으로 26일(현지시간) 개막했다. ‘새로운 신뢰의 토대 구축’을 주제로 열린 이번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은 북핵 문제, 대테러 공조, 시리아 해법, 난민 문제, 기후변화 대응 등 국제사회의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정상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G7 데뷔 무대로 주목받아 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처음 참석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번에도 회담장을 찾았다.

정상들은 북한 핵·미사일 도발 대응 방안을 주요 의제로 다뤘다. 미·일 정상은 정상회의에 앞서 개별 회담을 갖고 북한 문제를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세계적인 문제다. 하지만 잘 풀릴 것이다. 적절한 시점에 해결된다는 데 내기를 걸어도 좋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북한 문제 해결에 있어 지금은 대화보다 압력이 필요한 시기이며, 중국의 역할과 한국과의 연대가 중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최소 22명이 사망한 영국 맨체스터 테러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정상들은 대테러 공조 방안을 논의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핵심 당사국인 러시아가 배제된 가운데 시리아 사태 해법도 논의됐다. 정상들은 또 그간 현격한 이견을 드러내온 기후변화협정과 자유무역 정책에 대한 각국의 입장을 교환했다.

G7 의장국인 이탈리아는 국제사회에 난민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중동·아프리카 출신 난민들의 관문인 지중해의 시칠리아섬을 정상회의 장소로 택했다. 이탈리아 당국은 정상회의 기간 중 타오르미나 시내의 교통을 통제하고 무장병력을 배치하는 등 삼엄한 경계 태세를 유지했다.

시칠리아섬 동쪽에 있는 타오르미나는 ‘이오니아해의 진주’로 불리는 유명 휴양지다. 유럽 최대 활화산 에트나를 조망할 수 있으며, 로마 시대 유적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미국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이곳의 절경을 일컬어 “바라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아리다”고 표현했다.

한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나토 본부 준공식을 겸해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28개 회원국은 방위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2%로 늘리고,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 분담액 인상만을 촉구했을 뿐 집단방위 조약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견만 드러낸 채 정상회의가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