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文정부 첫 내각… 정권은 유한하나 조국은 영원”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국무위원들과 식사를 함께하며 “정권은 유한하나, 조국은 영원하다”며 “문재인정부의 첫 내각이라는 생각으로 협력해 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신임 장관 후보자들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정식 임명될 때까지 국정 운영에 대한 협조를 당부한 것이다. 향후 이어질 새 내각에도 조언 등을 아끼지 말아줄 것을 부탁했다. ‘어색한 동거’를 해소하는 한편 국정의 연속성을 기하려는 목적이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열린 국무위원 오찬간담회에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사회적 요구가 있어 새로운 내각을 구성하는 것이 불가피하지만 그렇게 될 때까지는 엄연히 여기 계신 장관님들이 문재인 정부의 첫 내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아주 어려운 시기에 국정을 안정적으로 잘 관리해 주셨다”며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국정이 안정적으로 이양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협조를 많이 해 주셨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들에게 퇴임 후에도 문재인정부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정권이 바뀌면 좋은 일들이, 잘했던 일들이 이어지지 않고 전임 정부의 실패가 반복되는 것이 참 안타깝게 생각된다”며 “퇴임 후에도 조언해 주고 싶은 말씀들은 새 정부의 장관들에게 말씀해 주시면 조금 더 잘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유일호 국무총리 권한대행은 “새 내각이 자리 잡기 전까지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저희가 물러나고 나서도 잘한 것, 잘못한 것을 다 전달하고, 기회가 되면 서로 많은 의견을 나누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 주재 국무위원 오찬간담회에는 모두 26명이 참석했다.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로는 유 총리 권한대행(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국무위원 16명과 임종룡 금융위원장,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등 장관급 인사 2명이 자리했다. 청와대 측에서는 대통령을 포함해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전병헌 정무수석, 박수현 대변인 등 8명이 함께했다.

장관들은 때론 직언까지 하며 당면 과제들에 대해 조언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최근 대북 민간교류 재개 움직임과 관련해 “민간교류의 기준을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통일준비위원회에서 시스템 구축이라는 성과가 있었으니 연속성 차원에서 주목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쌀 문제에 대해서는 근본적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며 “대북 지원 등의 근본적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뭄이 극심한데 전국적 현상은 아니더라도 국지적, 정서적으로 매우 예민하다”며 “농업은 약자의 산업이므로 대통령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직언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동 3법의 개선으로 불확실성을 확실성으로 바꿔주는 것이 일자리 문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시장은 불확실성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새 정부가 잘 선별하되 정책의 일관성 있는 메시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전문가 부족 문제가 시급하다”며 “대한민국 재난안전 시스템은 정책은 없고 대책만 있는 것이 문제이니 이 점에 주목해 달라”고 했다.

글=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