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미국 하버드대학을 중퇴했던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되어 모교를 다시 찾았다. 그는 대학 2학년을 보내던 2004년 2월 기숙사 방에서 페이스북을 만들었고, 석 달 뒤 실리콘밸리로 떠났다. 전 세계에서 페이스북을 접속하는 월간 이용자 수는 19억4000만명에 달한다. 저명한 선배가 된 그는 후배들에게 분명한 목적의식을 갖고 평등과 기회가 있는 사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마크 저커버그는 25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캠퍼스에서 열린 하버드대 졸업식에서 33세 최연소로 연단에 섰다. 그는 축사를 통해 평등한 사회를 위해서는 실패한 사람들을 위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커버그는 “가장 큰 성공은 실패할 자유를 얻는 데 있다. 실패해도 꾸준히 도전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어 “불평등한 부의 수준에 따라 기회의 균등이 저해되고 있다”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기본소득과 같은, 모든 이들에게 ‘쿠션’이 되어줄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국내총생산(GDP)과 같은 경제지표 대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회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는지를 측정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우리는 좋은 아이디어나 열심히 일하는 것만으로 성공하지 못한다는 걸 안다. 우리는 운이 좋아서 성공한다”며 “내가 코딩할 시간에 가족들을 부양해야 했다면 오늘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회의 평등을 강조해 온 그는 2015년 자선재단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를 만들었다.
졸업생들에게는 ‘목적의식’을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이 자신만의 목표를 세우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며 “우리가 도전하는 이유는 모든 사람이 저마다의 목적의식을 갖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제는 우리 세대가 거대한 것을 이뤄야 할 차례”라며 “큰일을 해내자. 진전을 이루는 데 그치지 말고 목적을 창조하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목적의식을 갖는 것은 진정한 행복의 핵심이고 우리 사회를 진전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저커버그는 이날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연설이 개인적으로 나에게는 중요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연설문을 썼다. 엄마, 제가 언젠가 돌아와서 졸업장 받을 거라고 했잖아요”라는 글을 남겼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마크 저커버그 “불평등 해소 위해 기본소득제 필요”
입력 2017-05-26 18:12 수정 2017-05-26 2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