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인간 최강 중국의 커제(柯潔·사진) 9단에 2연승을 거뒀다. 25일 중국 저장성 자싱시 우전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Future of Go Summit)’ 3번기 두 번째 대국에서 알파고가 커제 9단에 155수만에 흑 불계승했다.
알파고는 지난 23일 제1국에서도 커제 9단을 289수만에 백 1집 반으로 꺾었다. 3번기에서 2연승을 거둔 알파고는 우승을 확정짓고 27일 커제와 마지막 대국을 치르게 된다.
첫날 패배를 안은 커제 9단은 자존심을 접고 초반 ‘흉내바둑’(흑돌을 잡은 경우 바둑판 정중앙인 천원에 첫수를 둔 뒤 백과 대칭인 곳에 따라 두는 것)을 펼쳤지만 알파고는 인간이 예측하기 힘든 수로 커제 9단을 압도했다. 알파고는 특히 대국 초반 지난 23일 커제 9단이 두던 수를 그대로 배워 따라 두며 커제 9단을 괴롭혔다. 커제 9단은 경기 뒤 “후반에 심리적으로 느슨해졌다”며 “이것이 인간 최대의 약점일 수 있다”고 말했다.
커제 9단은 이번 대회 우승상금 150만 달러(약 16억7000만원)를 놓쳤지만 대국료로 30만 달러(약 3억3000만원)를 받는다. 26일에는 구리 9단과 롄샤오 8단이 각각 알파고와 팀을 이뤄 복식처럼 겨루는 대국이 펼쳐진다. 같은 날 오후엔 세계대회 우승자 5명이 한 팀이 돼 알파고와 맞붙는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알파고, 커제에 불계승 ‘2연승’
입력 2017-05-25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