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조환성 교수팀, ‘증강현실’ 이용해 악성 골종양 수술한다

입력 2017-05-25 20:00 수정 2017-05-25 21:09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서 구현 가능한 ‘증강 현실(AR)’을 이용해 뼈에 생긴 암을 수술하는 길이 열렸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조환성(사진) 교수팀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과 함께 세계 최초로 태블릿PC에서 쓸 수 있는 ‘악성 골종양 수술용 증강현실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증강 현실은 현실의 사물을 비춘 스크린에 가상의 관련 정보를 덧붙여 보여주는 기술이다.

골종양은 생명까지 위협하는 뼈암으로, 해당 부위를 정밀하게 제거하는 게 최선이다. 하지만 뼈 안에 있는 종양은 눈에 보이지 않아 크기·위치 등을 감별하기 쉽지 않다.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진은 CT와 MRI 등 최첨단 영상장비로 촬영한 종양의 위치와 크기를 태블릿PC에 입력해 증강 현실을 활용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증강현실 프로그램이 깔린 태블릿을 수술 부위에 갖다대면 종양의 정확한 위치와 크기 정보를 화면에 표시해준다.

의료진은 2015년 3월 말 정강이뼈에 3∼5㎝ 암(골육종)이 생긴 여성(52)에게 이 기술을 적용해 정확히 도려냈다.

조 교수는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의사가 눈에 보이지 않는 종양의 위치를 태블릿PC를 통해 확인할 수 있어 더 섬세한 수술이 가능해진다”면서 “더 안전하고 완벽하게 암을 제거하면서도 최대한 뼈를 회복시켜 환자의 팔다리 기능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의료진은 현재 골반뼈에 생긴 암에 적용할 수 있는 증강현실 소프트웨어도 개발 중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골관절 연구)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