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A신학대 4학년인 이모(26·신학과)씨는 1학년 때부터 국가장학금 외에 학자금 대출까지 받아 학비를 충당하고 있다. 졸업 뒤 갚아야 하는 대출금은 현재 1200만원 정도. 이씨는 “학교생활을 함께하는 동료들 상당수가 학자금 대출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의 주요 신학대생 4명 중 1명꼴로 학자금 대출을 이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학대 4년 동안 빌려 쓰는 학비 및 생활비는 1인당 평균 1000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대학교육연구소 및 대학알리미 등에 따르면 장로회신학대와 총신대, 감리교신학대 등 전국의 21개 주요 신학대 학생들 가운데 학자금(등록금+생활비) 대출을 받은 학생의 비율은 2015년 기준 평균 26.2%였다. 일반 사립대 평균(14.2%)의 1.8배 수준이다.
재학생 규모가 1000명 미만인 중소 신학대의 대출자 비율은 28.4%로 사립대생의 약 2배 규모다. 신학대생들의 열악한 재정여건이 국가장학금 신청률에 이어 학자금 대출자 비율로도 확인된 셈이다.
임희성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현행 제도에서는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 학생의 경우, 국가장학금만으로 학비를 100% 충당할 수 없다”며 “추가로 학자금 대출 제도를 통해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장학재단은 대출 직후부터 대출금(이자)을 상환하는 ‘일반학자금 대출’과 취업 후 상환할 수 있는 ‘든든학자금 대출’ 같은 학자금 대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취업이 여의치 않은 학부생들은 든든학자금 대출을 많이 이용하는데, 자격 요건은 소득 8분위(2017년 기준 월소득 인정액 983만원 이하) 이내, 직전 학기 성적 C학점 이상, 만 35세 이하 학부생이다.
신학대생 1인당 연간 학자금 대출액은 평균 273만원이었다. 대학교육 기간인 4년으로 환산하면 1092만원이다. 사립대생(276만원) 수준을 밑도는 금액이다. 1000명 미만인 중소 신학대의 경우, 264만원으로 더 낮았다. 이는 신학대의 등록금 수준이 사립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사립대의 1인당 평균 등록금은 734만원이었고, 21개 신학대는 668만원, 중소 신학대는 639만원이었다.
1인당 대출금은 등록금이 높은 신학대일수록 많은 경향을 보였다. 전국의 주요 신학대 가운데 등록금이 가장 비싼 경기 지역 B대학의 1인당 대출금이 336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등록금이 가장 낮은 경남 지역 C대학의 경우, 225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임 연구원은 “최근 5년간 신학대뿐만 아니라 대학 전반에 걸쳐 학자금 대출액이 줄지 않고 있다”면서 “저소득층 학생을 대상으로 한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이 지속적으로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글=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그래픽=이영은 기자
[전국 신학대생 학자금 들여다보니] 신학대생 4명 중 1명 대출 4년간 1인당 평균 1000만원 웃돌아
입력 2017-05-26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