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새 전술로… “축구 종가도 잡겠다”

입력 2017-05-25 18:24 수정 2017-05-25 21:08
20세 이하(U-20) 한국 축구대표팀을 지휘하고 있는 신태용 감독이 지난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회복훈련을 하는 선수들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신태용호는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2차전에서 기니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연승을 달리며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뉴시스
“이왕이면 조별리그 3연승으로 16강에 가자.” 태극전사들의 사기가 드높다. 신태용 감독은 “잉글랜드전에선 선수들은 물론 전술도 완전히 바꾸겠다”며 전의를 다졌다.

한국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표팀은 26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잉글랜드와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기니(3대 0승)와 아르헨티나(2대 1승)를 잇따라 제압하고 승점 6점을 쌓아 조 1위에 올라 있다. 2위 잉글랜드(승점 4)와의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국이 잉글랜드마저 꺾으면 역대 첫 조별리그 전승을 달성한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최대 강점은 탄탄한 수비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2차전까지 1실점(4득점)만 했다. 그것도 23일 기니전에서 나온 백패스 실수에 따른 자책골이었다. 신체조건이 좋은 잉글랜드는 특유의 선 굵은 축구를 구사한다. 특히 역습에 능하다. 아르헨티나전에서 3대 0 승리를 거둔 원동력도 역습이었다.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도 위협적이다. 잉글랜드는 기니전에서 존 쿡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잉글랜드에게도 약점은 있다. 우선 압박에 약하다. 기니전에서 상대의 전방 압박에 고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잉글랜드 수비는 개인기가 좋은 기니 공격수들에게 무력했다. 또 후반 수비 집중력이 약한 문제도 노출했다.

신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잉글랜드전에서 ‘팀 로테이션’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25일 경기도 화성의 수원 삼성 클럽하우스 훈련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잉글랜드전에서 이승우(바르셀로나 후베닐A)와 백승호(바르셀로나 B)를 완전히 배제하는 건 아니다. 상황을 보고 한 방이 필요한 시기엔 두 선수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잉글랜드가 4-4-2 포메이션을 활용하고 있는데, 이를 부술 수 있는 전술로 나서겠다. 아직 훈련도 안 해본 전술이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잉글랜드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조 1위로 16강에 나선다. 하지만 신 감독은 “난 이기기 위해 경기에 나선다”며 “당연히 1위로 16강 진출을 하는 게 낫다. 1, 2차전 승리를 했던 곳에서 좋은 기운을 받아 16강전을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이 잉글랜드전에서 이기거나 비겨 조 1위를 확정하면 31일 전주에서 열리는 16강전에서 C, D, E조 3위 중 가장 성적이 좋은 팀과 맞붙는다. 잉글랜드에 패해 조 2위로 떨어지면 30일 천안에서 C조 2위와 8강을 다툰다.

한국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기분 좋은 2연승을 거뒀고, 훈련장 등 주위 환경에 많이 적응했기 때문에 조 1위를 차지해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16강전을 치르는 것이 더 유리하다. 조 2위가 되면 30일 16강전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휴식시간에서도 하루를 손해 본다.

하지만 A조 1위가 되면 B조 1위, D조 1위, E조 1위와 대진표에 묶여 8강전과 4강전에서 베네수엘라, 우루과이, 프랑스 등 강호들과 잇따라 만나야 하는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한국이 A조 2위가 되면 8강전과 4강전에서 비교적 수월한 팀과 상대할 수 있다. 한국이 8강전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팀은 C조 1위 잠비아(25일 현재)이며, 4강전에서는 F조 1위인 세네갈과 맞닥뜨릴 수 있다. 둘 다 아프리카 국가다. 신태용호는 아프리카 팀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 왔다. 신 감독으로서는 16강 이후를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