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조별리그 3연승으로 16강에 가자.” 태극전사들의 사기가 드높다. 신태용 감독은 “잉글랜드전에선 선수들은 물론 전술도 완전히 바꾸겠다”며 전의를 다졌다.
한국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표팀은 26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잉글랜드와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기니(3대 0승)와 아르헨티나(2대 1승)를 잇따라 제압하고 승점 6점을 쌓아 조 1위에 올라 있다. 2위 잉글랜드(승점 4)와의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국이 잉글랜드마저 꺾으면 역대 첫 조별리그 전승을 달성한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최대 강점은 탄탄한 수비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2차전까지 1실점(4득점)만 했다. 그것도 23일 기니전에서 나온 백패스 실수에 따른 자책골이었다. 신체조건이 좋은 잉글랜드는 특유의 선 굵은 축구를 구사한다. 특히 역습에 능하다. 아르헨티나전에서 3대 0 승리를 거둔 원동력도 역습이었다.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도 위협적이다. 잉글랜드는 기니전에서 존 쿡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잉글랜드에게도 약점은 있다. 우선 압박에 약하다. 기니전에서 상대의 전방 압박에 고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잉글랜드 수비는 개인기가 좋은 기니 공격수들에게 무력했다. 또 후반 수비 집중력이 약한 문제도 노출했다.
신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잉글랜드전에서 ‘팀 로테이션’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25일 경기도 화성의 수원 삼성 클럽하우스 훈련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잉글랜드전에서 이승우(바르셀로나 후베닐A)와 백승호(바르셀로나 B)를 완전히 배제하는 건 아니다. 상황을 보고 한 방이 필요한 시기엔 두 선수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잉글랜드가 4-4-2 포메이션을 활용하고 있는데, 이를 부술 수 있는 전술로 나서겠다. 아직 훈련도 안 해본 전술이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잉글랜드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조 1위로 16강에 나선다. 하지만 신 감독은 “난 이기기 위해 경기에 나선다”며 “당연히 1위로 16강 진출을 하는 게 낫다. 1, 2차전 승리를 했던 곳에서 좋은 기운을 받아 16강전을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이 잉글랜드전에서 이기거나 비겨 조 1위를 확정하면 31일 전주에서 열리는 16강전에서 C, D, E조 3위 중 가장 성적이 좋은 팀과 맞붙는다. 잉글랜드에 패해 조 2위로 떨어지면 30일 천안에서 C조 2위와 8강을 다툰다.
한국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기분 좋은 2연승을 거뒀고, 훈련장 등 주위 환경에 많이 적응했기 때문에 조 1위를 차지해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16강전을 치르는 것이 더 유리하다. 조 2위가 되면 30일 16강전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휴식시간에서도 하루를 손해 본다.
하지만 A조 1위가 되면 B조 1위, D조 1위, E조 1위와 대진표에 묶여 8강전과 4강전에서 베네수엘라, 우루과이, 프랑스 등 강호들과 잇따라 만나야 하는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한국이 A조 2위가 되면 8강전과 4강전에서 비교적 수월한 팀과 상대할 수 있다. 한국이 8강전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팀은 C조 1위 잠비아(25일 현재)이며, 4강전에서는 F조 1위인 세네갈과 맞닥뜨릴 수 있다. 둘 다 아프리카 국가다. 신태용호는 아프리카 팀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 왔다. 신 감독으로서는 16강 이후를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U-20 월드컵] 새 전술로… “축구 종가도 잡겠다”
입력 2017-05-25 18:24 수정 2017-05-25 2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