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유라 국내 송환 결정이 주목되는 까닭

입력 2017-05-25 17:32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한국으로 송환된다. 덴마크 고등법원에 한국 송환결정 불복 항소심을 제기한 정씨는 24일 돌연, 자진해서 항소심을 철회했다. 지난 1월 1일 덴마크 올보르에서 체포된 지 144일 만이다. 덴마크 정부도 우리 정부에 정씨를 인도하겠다는 방침을 공식 통보했다. 정씨는 관련 법규와 절차상 30일 이내에 국내로 들어오게 된다. 항소심을 포기한 이유는 1심 판결을 뒤집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발부된 정씨의 체포영장 유효기간도 2023년 8월 말까지다. ‘시간 끌기’로 수사를 피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정씨는 이화여대 입시 및 학사 비리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어머니 최씨와 함께 이대 비리 사건의 공범 신분이기도 하다. 동시에 특검이 뇌물로 규정한 삼성의 승마 특혜 지원에도 깊숙이 관여된 당사자다. ‘최순실 게이트’ 곳곳에서 등장하는 장본인이 바로 정씨인 것이다. 정씨에 대한 검찰 조사가 국정농단 전반에 대한 재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장 활기를 띨 부분은 역시 이대 비리다. 정씨는 이대 재학 중 기말시험에 응시하지 않고 학점을 취득한 사실이 교육부 감사에서 밝혀져 국민적 분노를 샀다. ‘영원한 제국’의 저자 류철균 교수는 가짜 답안지를 끼워넣고 이를 숨기기 위해 조교들을 협박한 혐의로 구속됐다. 류 교수뿐 아니라 최경희 전 이대 총장 등 다른 학사비리 연루자들도 25일 결심공판을 끝으로 1심 선고만을 남겨두고 있다.

정씨는 현재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고 최씨도 공판에서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 감사와 특검 조사만으로도 최씨 모녀에 대한 죄목은 차고도 넘친다. 돈과 권력을 앞세운 정씨의 부정을 보고 많은 젊은이들은 분노하고 있다. 반칙 없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 달라고 외치고 있다. 정씨 송환이 단죄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