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비안의 해적5’ 여전해 반가운 조니뎁의 귀환 [리뷰]

입력 2017-05-26 00:01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의 한 장면. 캡틴 잭 스패로우의 등장은 역시나 시끌벅적하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극 중 캡틴 살라자르와 그가 이끄는 죽은 자들이 잭 스패로우를 쫓으려 바닷물 위를 내달리는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조용한 건 재미없잖아!”

캡틴 잭 스패로우(조니 뎁)의 너스레가 이리도 반가울 줄이야. 꾀죄죄한 몰골에서 풍기는 자유분방함과 오묘한 섹시함. 우리가 기억하는 모습 그대로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를 사랑하고 그리워했던 이들에게 더없이 반가울, 그 다섯 번째 이야기가 6년 만에 돌아왔다.

24일 개봉한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아버지 윌 터너(올랜도 블룸)의 저주를 풀기 위해 나선 아들 헨리 터너(브렌튼 스웨이츠)의 시점으로 문을 연다. 윌을 구하려면 바다 속에 가라앉은 전설의 보물 ‘포세이돈의 삼지창’을 찾아야 한다. 터너는 삼지창의 위치를 알아내기 위해서 천문학자 카리나 스미스(카야 스코델라리오)와 연대한다.

하지만 헨리와 카리나의 여정은 ‘바다의 학살자’ 살라자르(하비에르 바르뎀)에 의해 가로막힌다. 해적을 소탕하는 군인이었던 살라자르는 잭 스패로우 때문에 모든 걸 잃고 ‘죽은 자들의 영역’에 봉인돼 있었다. 그와 그가 이끄는 사일런트 메리 호 선원들은 복수를 위해 잭 스패로우를 찾아 헤매고, 헨리는 그들의 명령으로 잭 스패로우와 조우하게 된다.

무소불위의 파괴력을 자랑하며 바다 위 함선을 닥치는 대로 집어삼키던 살라자르 일당. 잭 스패로우와 손을 잡은 헨리와 카리나는 당당히 그들에 맞서 싸운다. 검은 수염 때문에 유리병 안에 갇혀 있던 블랙펄 호가 다시 깨어나면서 이들의 대결은 클라이맥스로 치닫는다.

후반부 몰아치는 해상 전투신은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고스트쉽이라 불리는 사일런트 메리 호의 위용은 보는 이를 압도하고, 사납게 몰아치는 고스트샤크의 습격은 쫄깃한 긴장감을 안긴다. 죽은 자들이 바닷물 위를 질주하는 장면도 빼놓을 수 없다. 완성도 높은 CG로 구현된 화면들이 시원시원한 쾌감을 준다. 초여름 시즌을 겨냥한 블록버스터 영화에 기대하는 모든 것을 충족시킨다.

해상신에서의 짜릿함을 만끽하려면 스크린X 버전으로 관람하는 것도 좋겠다. 이 영화는 러닝타임 129분 중 30분 분량이 스크린X로 제작됐는데, 3면 스크린으로 상영될 때마다 몰입감은 극대화된다. 후반부 망망대해가 갈라지면서 만들어진 거대한 바닷길의 한 가운데서 삼지창을 놓고 벌이는 최후의 대결신이 백미다.

2003년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부터 14년간 이어진 시리즈는 헨리와 카리나 등 중심인물에 변화를 줌으로써 신선함을 입었다. 다만 스토리 전개 자체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가족애 코드를 강조한 후반 설정은 다소 진부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내용보다는 시각적인 즐길 거리가 매력적인 영화다.

막강한 흥행력을 지닌 ‘캐리비안의 해적’은 앞선 네 편의 시리즈로 국내 누적 관객수 1470만명을 기록했다. 이번에도 분위기는 다르지 않다. 개봉 첫 날 관객 20만명(매출액 점유율 58.4%)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를 압도했다. 4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올랜도 블룸과 키이라 나이틀리(엘리자베스 터너 역)의 등장은 팬들에게 깜짝 선물이 되겠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