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적폐청산 1호는 ‘정피아’ 물갈이

입력 2017-05-28 17:30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산은, 수출입 등 국책은행의 낙하산 인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국책은행장 교체설이 나돌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적폐청산 바람에 은행권 ‘정피아’(정치권+마피아)들의 물갈이 가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산업은행은 이런 기조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은은 그간 계속된 낙하산 인사로 구설수에 올랐다.

전임인 홍기택 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 서강대 동문이다. 국감에서 스스로를 ‘낙하산’이라고 밝힌 홍 전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4조2000억원의 자금지원을 주도했다는 의혹이 커지자 돌연 해외로 잠적했다. 그 사이 수조원의 분담금을 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부총재직도 빼앗기며 책임회피 논란이 있었다.

현직인 이동걸 회장도 임명 당시 ‘보은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이 회장은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후보를 지지했고 대선캠프에서 금융인 모임을 이끈 대표적인 친박 인사다.

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사표를 제출한 상황이라 금융위원장이 새로 바뀌면 순차적으로 이들의 교체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면 코드가 맞는 사람을 선호하는 것”이라며 “친박 인사였어도 어쨌거나 임기가 있고 역할을 부여 받고 왔다. 지금까지 크게 잘못한 게 없는 상황에서 교체를 놓고 왈가왈부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단순히 ‘적폐’라는 이유로 CEO를 바꿀 수 없다는 의견도 뒤따랐다. 법에 따라 임기가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스스로 물러나지 않은 이상 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산은 회장은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마음대로 쫓아낼 수 없다”며 “대부분 국책은행법이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은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을 강행해 인사교체 대상으로 거론된다. 최 행장은 서울보증보험 사장 재직 도중 지난 3월 수은으로 자리를 옮겼다.

수은 관계자는 “교체설을 접하기는 했지만 최 행장이 전 정권 인사라고 해서 ‘친박’ ‘정피아’라고 말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전임인 권선주 행장 임기가 끝나고 내부에서 승진한 케이스로 교체 가능성이 낮다는 평이다. 김 행장도 황 전 권한대행이 임명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