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자율주행 핵심기술 확보 등 미래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크게 늘렸고 국내와 해외 4개국 연구소를 통해 IT·자율주행 등 자동차 관련 기술과 부품을 개발 중이다. 현대차는 글로벌 기술 기업과 협업하며 미래 기술 연구 역량도 강화키로 했다.
현대모비스는 24일 발표한 ‘2017년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지난해 96개 차종에 대한 프로젝트 1100개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전년보다 26%가량 증가한 규모로 현대모비스가 R&D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대모비스는 본부 역할을 수행하는 국내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미국 중국 독일 인도 등 4개국에 각 지역 전문성을 살린 현지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미국 디트로이트에 둔 북미연구소는 IT·자율주행 분야 선행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둔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연구소는 운전자 보조시스템(DAS) 센서와 섀시 분야 선행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에서는 상하이에 위치한 중국연구소가 현지 특화 부품을 개발한다. 인도 하이데라바드의 인도연구소는 멀티미디어와 DAS, 자율주행 등 차량용 소프트웨어(SW) 개발 전문 연구소 역할을 수행한다.
현대모비스는 이들 연구소에 대한 투자와 연구 인력을 확대해 독립적 R&D 역량을 키우면서 연구 거점 간 유기적 R&D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 북미연구소 데이비드 애그뉴 이사는 보고서에서 “현재 실리콘밸리 기업들과 기존 완성차 회사들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시장 선점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 기술의 편의성에만 주목하기보다는 교통안전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교통사고 방지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지난 14일 터키 공장 등을 둘러본 뒤 이스라엘로 넘어가 자율주행 기술업체 모빌아이를 방문, 미래차에 들어갈 차세대 칩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회장은 현지에서 다른 IT 기업도 둘러봤다고 한다. 현대차는 이를 계기로 자율주행 부품사, IT 회사 등 글로벌 기술 기업과 협업을 통해 미래 기술 연구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현대차는 올해 1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7’을 앞두고 아이오닉 자율주행차 2대로 야간 도심 주행에 성공하며 개선된 기술력을 선보였다. 현대·기아차는 2020년까지 고도 자율주행을, 2030년에는 완전 자율주행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조만간 향후 10년간의 계획을 담은 자율주행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미래차 핵심 기술 선점한다… 현대차 연구·개발 크게 늘려
입력 2017-05-24 19:48 수정 2017-05-24 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