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공수(攻守)가 뒤바뀐 여야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치열하게 맞붙었다.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 ‘엄호’에 주력했고,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각종 의혹 검증에 방점을 둔 파상공세를 펼쳤다.
오랜만에 저격수로 나선 한국당 측은 질의에 앞서 ‘이 후보자가 청문위원들이 요청한 자료를 충분히 제출하지 않았다’며 견제구를 던졌다. 경대수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후보자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배우자, 아들에 대한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며 “인사청문회의 목적과 기본 취지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 역시 “자료 제출을 너무 많이 거부했다. 개인정보 보호 이전에 알권리 충족이 우선”이라고 거들었다. 야권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아들 병역 면제와 배우자 그림 판매, 증여세 탈루, 위장전입 등 제기된 의혹 전반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민주당 측은 이 후보자 측면 방어에 힘썼다. 윤후덕 의원은 “자녀나 며느리 등도 정보를 제출해야 하는데 사생활 보호 측면이 있다. 청문회 과정에서 같이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혜숙 의원은 야당 경험을 들어 “역대 총리들도 청문회 때 자료 제출을 안 해서 분통을 터뜨린 적이 많다”고 했다. 강효상 한국당 의원은 “여야가 바뀐 사실을 실감한다. 전 정부에서 그렇게 관대한 태도를 보이셨다면 국가와 국회의 생산성이 훨씬 높아졌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자는 “누추한 인생을 되돌아보겠다”며 한껏 몸을 낮췄다. 각종 의혹에 대한 질타가 이어질 때마다 “어리석게도 뒤늦게 깨닫고 있어 송구스럽다”고 사과를 앞세웠다. 인사청문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인생의 재고정리를 했다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9년 만에 여야 교체… 그래서 더 신경전
입력 2017-05-25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