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표 수변공원 ‘수성못’ 일제잔재 논란

입력 2017-05-24 20:07
대구 수성못에 설치돼 있는 미즈사키 린타로 관련 안내판. 수성구의회 제공

대구의 대표 도심 수변공원인 수성못이 일제잔재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 강민구 수성구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수성못은 1927년 일본인 미즈사키 린타로(水崎林太郞)와 조선인 4명이 함께 만든 ‘수성수리조합’(조합원 436명)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9년 지역 인사와 일본인들이 모여 만든 한일교류단체가 수성못에 미즈사키 린타로의 무덤을 이장했고 이후 매년 추모식도 열린다. 수성못에는 이 일본인의 업적을 설명하는 안내판도 설치돼 있고 추모식에는 수성구청장 등도 참석하고 있다.

하지만 조선총독부와 동양척식주식회사가 비용의 상당부분을 지원해 축조한 수성못은 결국 일제의 식량 수탈 목적 때문이었는데 수성구의 대응이 적절한가 하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수성못은 조선농민(소작농)들에게 물세(수세)도 받은 것으로도 드러났다.

강 의원은 “수성못에 이상화 시인을 기리는 상화동산이 있는데 수성구가 업적에 논란이 있는 일본인을 추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구가 일본인이 선의로 수성못을 만든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안내판을 그대로 두고 추모식까지 참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