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정책감사] 이낙연 “정권 따라 감사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몹시 씁쓸한 일”

입력 2017-05-24 05:00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23일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연수원의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24일부터 이틀간 국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한다. 뉴시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는 23일 4대강 사업 감사결과에 대해 “감사가 정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 자체가 몹시 씁쓸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연수원 출근길에 ‘앞선 4대강 감사결과가 상이했는데 어느 것이 맞는 것 같으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지금까지 4대강 사업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감사 지시와 관련한 입장 요청에는 “필요한 일이니까 결정하신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4대강 사업의 성과에 대해선 “수량의 확보와 자전거길, 이 두 가지는 의미 있었는데 나머지 수질 이런 것은 나빠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어느 것이 본질인가를 생각해보면 자전거길은 본질이 아니다”며 “수질 문제를 (자전거길과) 동일선상에 놓고 긍정적이었냐고 말한다면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수량과 수질 중 무엇이 본질이냐’는 질문에도 “수량도 고려사항이지만 수질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2009년 12월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장 시절 4대강 사업으로 분류된 농업용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정부 원안대로 통과시켜 민주당 내에서 비판을 받은 전력이 있다. 4066억원의 사업비 중 700억원을 4대강이 아닌 다른 곳의 농업용 저수지 예산으로 돌리는 중재안을 마련한 것이었지만 당 내에선 ‘엇박자’ 논란이 일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KBS라디오에 출연해 “새로운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조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보복이라고만 이야기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문재인정부의 출발은 촛불의 요구였고, 그중에는 4대강의 근본적인 감사와 조사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24∼25일 이틀간 국회에서 진행된다. 청문회를 앞둔 소회와 관련해 이 후보자는 “국정 전반을 집약적으로 공부하다 보니 어제는 피로해서 일찍 퇴근했다”며 “최근 몇 십년 사이 초저녁부터 아침까지 잔 것은 어제가 처음”이라고 말했다.김현길 권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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