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 “北은 미국에 싸울 구실 주지 말라”

입력 2017-05-23 19:22

니키 헤일리(사진)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22일(현지시간)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며 “북한은 우리에게 싸울 구실을 주지 말라”고 경고했다.

헤일리 대사는 NBC투데이쇼에 출연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를 추진하고 있다”며 “똑같은 영화가 상영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제재 이행을 관철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일리 대사는 “우리는 북한에 먼저 싸움을 걸고 싶지 않다”며 “그러니 우리에게 싸울 구실을 주지 말라”고 강조했다.

유엔 안보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규탄했다. 안보리는 중국을 포함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채택된 성명에서 “상황을 면밀히 관찰한 뒤 제재를 포함한 중대한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보리는 “북한의 불법적인 탄도미사일 발사는 역내 안팎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북한은 구체적인 조치를 통해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안보리는 아울러 한반도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대화를 통한 평화적이고 포괄적 해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과 프랑스는 대북 추가 제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매슈 라이크로프트 유엔주재 영국대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영국은 기존 대북 제재의 완전한 이행은 물론 이를 강화하기 위한 추가 결의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라이크로프트 대사는 지난 21일 북한의 ‘북극성 2형’ 발사를 ‘충격적 도발’이라고 비판하면서 “안보리의 실질적인 대응이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수아 들라트 유엔주재 프랑스대사도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는 용납할 수 없는 도발”이라며 “프랑스는 안보리가 북한에 대한 강력한 안보리 결의를 추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아니지만 일본 정부는 독자적인 대북 제재 검토에 착수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등 제3국의 기업과 금융기관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주 내용으로 하는 독자제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또 핵무기와 미사일 등으로 전용 가능한 자재 이동을 차단하기 위해 북한 무역 물자를 운반하는 제3국의 선박 검사를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가 중국에 대북 석유수출 금지를 요구하고, 핵·미사일 개발에 관련된 단체와 개인의 자산동결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