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연 관객 겨냥한 맨체스터 테러 반인륜적 범죄다

입력 2017-05-23 17:33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 공연장에서 22일(현지시간) 발생한 폭발 사고는 무방비 상태의 민간인을 겨냥한 테러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경악을 금할 수 없다. 현지 경찰은 테러 사건으로 간주하고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NBC 방송과 CNN 방송 등은 다수의 영국과 미국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사건의 원인을 ‘자살 폭탄테러’로 추정했다. 이 사고로 지금까지 20여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쳤다.

2만여명의 관객들은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의 콘서트가 막 끝나 밖으로 나가려는 중이었다고 한다. 관객 중에는 콘서트를 보기 위해 부모 없이 온 10대 청소년들이 많았다고 하니 가슴이 무너진다.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한다.

최근 잇따르는 테러는 공연장이나 경기장, 관광지, 길거리 등 공개된 장소에서 무차별적으로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소프트 타깃’ 테러가 많다. 출근시간대 52명의 사망자를 낸 2005년의 런던 지하철역 테러를 비롯해 130명의 희생자를 낸 2015년의 파리 연쇄 테러, 그 이듬해 브뤼셀 테러와 미국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 테러에 이르기까지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됐다. 민간인을 겨냥한 테러는 반인륜적 극악무도한 범죄다. 어떠한 명분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

테러가 지구촌의 평온한 일상을 위협하는 것은 슬픈 일이다. 세계 각국은 파리 테러 이후 대테러 경계와 국제 연대를 강화한다고 했지만 별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테러 예방과 공조가 더 치밀해야 한다. 테러 세력들을 지구상에서 소멸시킬 수 있는 강력한 방안도 나와야 한다. 최근 테러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슬람국가(IS) 등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테러는 유럽과 중동을 넘어 아시아까지 확산됐다. 우리나라도 더 이상 테러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의미다. 우리도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고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게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