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7월 3일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를 뽑기로 했다. 정우택 원내대표가 전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홍준표 전 경남지사 대 친박(친박근혜)계 중진 대결로 가닥이 잡혔다.
한국당은 22일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회의를 열어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대 실시 건을 의결했다. 이 자리에서 정 원내대표는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책무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당권 주자로 거론됐던 그가 관리자로 남기로 결정하자 홍 전 지사와 친박계가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홍 전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 패배 후 당직자들에게 보너스 잔치를 했다고 들었다”며 “이런 당을 쇄신하지 않고 다음 선거를 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홍 전 지사를 지지하는 일부 초선과 복당파 의원들은 ‘홍준표 추대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당내 공감대는 크지 않다.
친박계는 홍 전 지사의 당권 도전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비상시국일수록 중진들이 나서 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유기준 홍문종 한선교 의원 등이 주자로 거론된다.
이들은 정 원내대표에 대한 재신임 투표도 요구하고 있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정 원내대표는 “어떤 발언에 대해 하나하나 대꾸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거부 의사를 내비쳤다.
지도체제 개편은 또 다른 불씨다. 당 주류인 친박계는 전대 1위가 대표를 맡고 득표 순으로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방식으로 당헌·당규를 손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당내 기반이 약한 홍 전 지사 측은 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뽑는 현행 룰을 더 선호하고 있다. 선출 방식을 둘러싼 갈등은 대표 권한과도 맞물려 있다.
전체 의원(107명) 중 40%를 차지하는 초선 의원들은 관망 중이다. 한 초선 의원은 “홍 전 지사든 친박 중진이든 거기서 거기”라며 “국민들이 충격을 받을 정도로 파격적인 인물이 아니면 의미 없다”고 말했다. 초·재선 의원을 내세우거나 아예 새로운 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편 바른정당은 한국당보다 1주일 앞선 다음달 26일 당원대표자회의를 열어 새 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글=권지혜 기자 jhk@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
홍준표 vs 친박계… 한국당 7월3일 전당대회 확정
입력 2017-05-23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