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라떼 개선될 것”… 환경·시민단체 환영

입력 2017-05-22 18:19 수정 2017-05-22 21:07
경기도 여주군 이포보 부근의 남한강 물이 녹색을 띠고 있다. 녹조 현상을 일으키는 남조류는 남한강의 4대강 사업 구간에도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책감사 및 후속 대응 조치를 지시했다. 김지훈 기자

4대강 보의 수문을 항상 열어놓으면 녹조 현상은 사라질까. 물을 흐르도록 두면 녹조는 줄어든다는 게 환경부와 환경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다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좀 더 연구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녹조라떼 없어질까

보의 수문을 열면 녹조가 줄어든다는 사실은 환경부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등이 지난 3월 21일 발표한 ‘댐-보-저수지 연계운영 방안’에서 입증됐다. 정부 연구팀은 낙동강 등에서 74일간 지하수 제약수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범위에서 물을 흘려보낼 경우 녹조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분석했다. 낙동강 중·하류 5개 보에선 녹조를 유발하는 남조류 세포 수가 22∼36% 줄었고 금강의 세종보 공주보에선 녹조의 일종인 클로로필-a가 27∼34% 감소했다. 연구팀은 “물 흐르는 속도가 빨라지고 체류시간이 줄어 녹조 감소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한 대로 상시 개방하게 되면 남조류 세포 수나 클로로필-a는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상시 개방했을 경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연구에 착수할 것”이라며 “1년 365일 개방하면 처음부터 녹조가 번지지 않을 수 있어 (녹조가 발생했을 때 제한적으로 수문을 여는 것보다) 남조류 세포 수 감소 폭은 22∼36%보다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오염된 4대강, 수질 개선 첫 단추

4대강 수질은 매년 악화되는 추세다. 낙동강에서 조류경보가 발령된 날은 2013년 184회, 2014년 207회, 2015년 283회, 2016년 181회였다. 지난해는 태풍 차바의 영향과 강수량이 증가해 조류경보가 적게 발령됐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남조류 세포 수 최고값은 창녕함안보의 경우 2013년 ㎖당 7만6328개에서 지난해 13만4670개로 배가량 증가했다. 강정고령보는 2013년 2만9408개에서 2014년 3만6343개, 2015년 12만6424개로 급증하다 지난해에는 강수량 증가 등으로 9975개로 줄었다. 남조류 세포는 1000개가 넘으면 ‘관심단계’, 1만개 이상은 ‘경계단계’로 구분한다. 남조류 세포 수가 많아지는 건 녹조가 더 독해지는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새 정부 첫 조치로 만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환경운동연합은 환영 논평을 냈다. 다만 “영산강의 승촌보, 금강의 세종보 등이 수질 악화에 끼친 영향은 충분히 드러났다”며 “칠곡보는 주변 지역의 침수 피해가 보고되고 있으며 한강의 이포보 강천보 여주보는 전혀 용도가 없는 상태인데 이들이 개방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녹색연합은 “나머지 10개 보 역시 수생태계 파괴 문제에서 예외일 수 없다”며 “4대강 사업은 정책 결정과 시행에 있어 다시는 반복하지 말아야 할 정책 실패 사례다. 면밀히 평가하고 되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글=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