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공약 주파수 맞추는 KT “한·중·일 와이파이 무료 로밍 추진”

입력 2017-05-22 17:37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한·중·일 3국 간 로밍요금 폐지’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KT는 중국 및 일본 통신사와 협력해 해당국가에서 와이파이 로밍을 연내 무료로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다만 음성 로밍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논의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지난 19일 중국 쓰촨성에서 중국 차이나모바일, 일본 NTT도코모에 와이파이 로밍을 무료로 사용하도록 하는 협력을 제안했다고 22일 밝혔다. 3사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통신사업자 간 전략적 협의체인 SCFA를 구성하고 있다. 2011년 KT 주도로 설립된 SCFA는 2022년까지 협업을 약속했다.

KT는 자사 고객이 중국과 일본에서 와이파이 로밍을 무료로 쓸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로밍에는 데이터 로밍과 음성 로밍이 있는데 와이파이 로밍은 데이터 로밍에 포함된다. 논의를 거쳐 이 제안이 수용될 경우 KT 가입자는 중국을 방문했을 때 차이나모바일의 와이파이망을, 일본에서는 NTT도코모의 와이파이망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중국에 차이나모바일이 구축한 와이파이 접속장치(AP)는 약 450만개, 일본에 NTT도코모가 구축한 와이파이 AP는 약 18만개다. KT는 국내에 와이파이 AP를 약 18만9000개 보유하고 있다.

앞서 3사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무료 와이파이 로밍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자사 고객이 해외에 갔을 때 해당 통신사가 구축한 와이파이망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행사였다. KT는 소비자 반응을 토대로 무료 와이파이 로밍 프로모션을 정규화할 것을 양사에 제안했다. KT는 연내 무료 와이파이 로밍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가계 통신비 절감 공약을 통해 “한·중·일의 경제·문화 협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에서 중국, 일본과 협의해 세 나라 간 로밍요금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의 공약은 음성 로밍을 토대로 하고 있지만 이동통신사들은 사업자 간 관계가 얽혀 있어 한·중·일 간 음성 로밍 요금 폐지는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음성 로밍의 경우 사업자뿐 아니라 중간 대행 사업자와 협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복잡하다”며 “국가 간 표준을 만들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공약한 국내 이통사 간 와이파이 개방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만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와이파이 AP 13만8091개 중 8만여개를 무료 개방했다. LG유플러스도 2012년부터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와이파이 AP의 전부인 7만9140개를 타사 고객에 개방했다. 통신 3사 중 가장 많은 와이파이 AP를 갖고 있는 KT는 아직 이를 개방하지 않고 있다.

글=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