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정기획委, 정권 아닌 국민 위한 청사진 만들어야

입력 2017-05-22 17:24
문재인정부 5년간 국정운영의 기본 틀을 만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22일 공식 출범했다. 인수위를 거치지 않고 정권을 넘겨받은 새 정부인 만큼 위원회의 역할은 막중하다. 단순히 공약 이행을 위한 우선순위를 정하는 차원을 넘어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나아가 국민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대한민국의 새 비전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누차 강조했지만 국가경영은 현실이고 대통령 후보와 대통령은 엄연히 다르다. 국정엔 연습이 없다는 점에서 위원회의 역할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통령이 된 순간 정책 하나하나가 국민 개개인에게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김진표 위원장이 출범식에서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가지고 실천 가능한 대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한 것 역시 이런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본다.

정권 차원의 사사로움은 물론 단기적인 성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에 조바심을 가져서도 안 된다. 급하면 실수하기 쉽고 놓치는 게 있다. 오로지 국민과 국가만을 생각하고 국정운영의 청사진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위원회 대변인을 맡은 박광온 위원이 “문 대통령의 공약과 아울러 다른 후보가 제시한 공약 가운데서도 우리가 취할 것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했다. 옳은 자세다. 덧붙인다면 앞선 정권이 해온 정책 가운데서도 옳다면 과감히 수용해서 이어갈 것을 제안한다. 적폐 청산의 명분에 빠져 전 정권의 정책을 무조건 폐기하면 국가적으로 손해다.

겸손해야 한다는 점도 특별히 당부한다. 만에 하나 위원회에서 일한다고 해서 ‘완장 찬 점령군’ 행세를 했다간 공직사회의 협조도 받지 못하고, 국민적 신뢰도 얻지 못한다. 국민보다 정권을 먼저 생각하거나, 국민의 신뢰가 없는 청사진은 아무리 개혁적이라고 해도 결코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젠 우리 모두의 대통령이고,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