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월드컵] 초반부터… ‘황색 돌풍’ 심상찮다

입력 2017-05-23 00:02 수정 2017-05-23 02:20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전 중인 이승우(가운데)가 2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동료들과 회복훈련을 하면서 골키퍼 이준과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번 U-20 월드컵에선 대회 초반 한국과 일본, 이란 등 아시아 국가들이 나란히 승전보를 울리며 ‘황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뉴시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회 초반 아시아 국가들의 선전이 눈에 띈다. 최근 아시아 국가들이 축구에 많은 투자를 하고 유소년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한 결과로 분석된다.

한국은 지난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프리카 복병’ 기니와의 A조 1차전에서 3대 0 완승을 거뒀다. 선수들의 창의적인 플레이와 골 결정력은 놀라웠다. 이승우 등 공격수들은 기니가 예상하지 못한 움직임으로 골을 노렸다. 4차례의 유효슈팅에서 3골을 뽑아낸 것은 고무적이다.

일본은 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D조 1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2대 1로 이겼다. 일본 선수들은 기본기가 탄탄했다. 4-4-2 포메이션에서 모든 선수들이 톱니바퀴처럼 움직였다. 일본은 특정 개인에 의존하지 않고 조직력으로 승부를 걸었다. ‘축구 천재’로 불리는 구보 타케후사(16·FC 도쿄)는 1-1이던 후반 14분 교체 투입돼 도움을 올리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날 이란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C조 1차전에서 1대 0으로 승리했다. 이란은 성인 대표팀이 자주 쓰는 ‘선수비-후역습’ 전략으로 2001년 아르헨티나대회 이후 16년 만에 승점 3점을 따냈다.

이 대회에 첫 출전한 베트남은 22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E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투혼으로 신체조건의 열세를 극복하고 0대 0으로 비겼다. FIFA 대회 첫 승점 1점을 올린 것이다. 반면 F조의 사우디아라비아는 세네갈에 0대 2로 패했다.

아시아는 성인 월드컵에서 변방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U-20 월드컵에선 ‘다크호스’로 종종 이변을 일으켰다. U-20 월드컵 정상에 오르진 못했지만 두 차례 준우승을 차지하며 가능성을 보여 줬다. 카타르는 1981년 호주에서 열린 3회 대회에서 브라질과 잉글랜드를 제압하는 이변을 일으켜 결승전에 진출했지만 서독(현 독일)에 0대 4로 패했다. 1983년 멕시코대회에선 한국이 4강에 진출했다.

다시 한 번 아시아가 세계를 놀라게 한 것은 1999년 나이지리아대회였다. 당시 필립 트루시에 감독이 이끌었던 일본은 결승에 올라 스페인에 0대 4로 무릎을 꿇었다. 2013년 터키대회에선 이라크가 4위에 오르며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을 지켰다.

아시아 국가들의 선전은 유소년 유망주들을 일찌감치 해외에 보내는 등의 적극적인 투자가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이승우 백승호, 일본의 구보는 모두 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선진축구를 접했다. 이들은 모두 이번 대회에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개인보다는 팀을 중시하는 아시아의 정서가 젊은 열정·체력과 합쳐지면서 경기력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대회엔 개최국 한국을 비롯해 일본, 이란,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아시아 5개국이 출전했다.

전주=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22일 U-20 월드컵 스코어>

E조 프랑스 3-0 온두라스

E조 베트남 0-0 뉴질랜드

F조 에콰도르 3-3 미국

F조 사우디아라비아 0-2 세네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