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남·북극에 본격적으로 손을 뻗치고 있다. 남극조약 협상회의가 중국에서 처음 열리고 있고,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덧붙여 북극을 겨냥한 일권(一圈·One circle, 북극이라는 의미) 정책도 추진한다.
22일 시작해 오는 6월 1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리는 남극조약 협상회의는 올해로 40회째다. 올해는 42개국과 10개 국제단체에서 400여명이 참석해 남극 과학연구와 남극 지역 관리·보호, 남극 관광 등을 논의한다. 중국에서는 외교담당 양제츠 국무위원과 장가오리 국무원 부총리가 참석해 손님을 맞았다.
남극조약 회의는 53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이 중 1983년 조약에 가입한 중국을 포함해 29개국이 투표권을 가진 협의당사국이다. 중국은 미국, 러시아, 독일과 남극 내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남극 내 활동 목적에 대한 백서 발간 계획을 세우는 등 남극 문제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85년부터 2014년까지 남극에 4개의 연구소를 설립한 데 이어 2019년 다섯 번째 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중국은 북극 공략을 위해서도 치밀하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북극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대일로 연구를 주도해 온 칭화대 리시광 교수는 최근 홍콩에서 열린 포럼에서 “북극은 금을 비롯해 많은 광물이 풍부하지만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며 “북극이 중국의 전략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후안강 국정연구원 원장도 “실크로드의 온전한 이름은 ‘일대일로일권’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모든 나라에 개방된 남극과 달리 북극은 개발 참여를 위해선 비북극권 국가의 경우 ‘북극 이사회’를 통해야만 한다. 북극의 환경보존과 지속가능한 개발을 목적으로 북극 관련 정책을 논의하는 정부 간 협의기구인 북극 이사회에 중국은 2013년 옵서버로 등재됐다. 때문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북극 이사회 의장국인 핀란드를 방문했다. 시 주석은 당시 핀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극 연구개발과 일대일로 등 여러 방면에서 협력을 모색하기로 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中 일대일로, 남·북극까지 뻗는다
입력 2017-05-22 1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