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지민(24)씨는 부부의 날인 21일 부모님에게 닭볶음탕을 직접 요리해 대접했다. 김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레시피를 검색해 재료를 메모한 뒤 온라인몰에 들어가 일일이 찾아 주문하곤 했으나 이번엔 달랐다. 레시피와 함께 요리 재료가 한 코너에 모여 있어 쇼핑이 편했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었다.
클릭 한 번으로 레시피와 식재료를 배달받는 원스톱 서비스가 뜨고 있다. ‘쿡방’(요리방송) 등의 영향으로 요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필요한 레시피를 검색하고 그에 맞는 재료를 온라인에서 바로 쇼핑하는 소비자가 늘어나자 유통업계는 이 두 가지를 결합한 서비스들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이마트몰은 ‘오늘은 e-요리’ 서비스를 지난 21일 선보였다. 이 코너에선 메뉴를 선택하면 레시피와 함께 이에 필요한 재료가 연달아 소개돼 쇼핑 편의성을 높였다. 국내 최대 요리 앱 ‘만개의 레시피’와 제휴해 7만8000여개 레시피를 종류·상황·재료·방법별로 나눠 소개하고 있다. 이슈 레시피, 베스트 레시피 등을 통해 색다른 요리를 추천하고 또 선호하는 레시피를 ‘클립’해 나만의 요리책을 만들 수도 있다.
메뉴만 고르면 레시피와 함께 아예 딱 필요한 만큼의 손질된 재료를 배달해주는 곳들도 있다. 우아한 형제의 ‘배민쿡’은 요리사가 개발한 ‘셰프의 레시피’와 요리에 꼭 필요한 만큼의 ‘신선한 재료’를 한 데 담은 ‘쿠킹박스’를 배송해준다. 지난해 11월 시범 운영을 시작한 뒤 이달 중순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갔다.
옥션도 지난 3월부터 올리브TV와 손잡고 ‘오늘 뭐 먹지?’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메뉴의 레시피에 따라 구성된 ‘쿠킹박스’를 배달해주고 있다. 배달받은 식재료를 레시피에 따라 요리하면 TV 속 요리가 완성된다. 선착순 500개 한정 판매했던 ‘오늘 뭐 먹지 쿠킹박스 7탄-버섯치즈브렌드’는 완판됐다. 현재는 ‘쿠킹박스 12탄-관자볶음우동’이 판매 중이다.
강남 맛집으로 꼽히는 ‘그랑씨엘’ ‘마이쏭’ 오너 셰프 이송희씨가 자신의 레시피와 함께 손질된 재료를 담은 쿠킹박스를 배달해주는 ‘프렙’은 특히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다. 이외에도 ‘마이 셰프’ ‘원파인박스’ ‘프레시지’ 등 쿠킹박스 배달 서비스를 하는 업체는 속속 늘고 있다.
이마트몰 김진설 마케팅팀장은 22일 “음식과 정보기술(IT)이 융합된 푸드테크 시장은 매년 성장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배달 앱이나 식재료 배송, 레시피, 맛집 정보 등의 단일 콘텐츠 제공에서 한걸음 나아가 두 가지 이상이 결합된 복합 콘텐츠들이 더욱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글=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클릭하면 레시피와 식재료가 눈앞에… 쿡방 ‘원톱 서비스’ 뜬다
입력 2017-05-23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