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홈센터 직원 5200명 정규직으로

입력 2017-05-21 21:36 수정 2017-05-22 01:01
SK브로드밴드가 하도급 대리점 직원 5200여명을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내세운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 공약이 민간기업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SK브로드밴드는 초고속인터넷과 IPTV 설치·사후관리(AS) 관련 위탁 업무를 수행하는 103개 홈센터 직원 5200여명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직접 채용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를 위해 다음 달 초 자본금 460억원 규모의 자회사를 100% 지분 투자해 설립할 계획이다.

우선 오는 7월부터 업무위탁 계약이 종료되는 홈센터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한다. 내년 7월까지 모든 대고객 서비스 담당직원을 정규직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홈센터는 전국에 103개 지점을 두고 있다. 대리점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한 뒤 자체 육성 프로그램을 마련해 직원들의 처우 개선에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기존 대리점은 문을 닫게 돼 대리점주와 SK브로드밴드가 갈등을 빚게 될 가능성도 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고용 불안과 열악한 근로조건으로 홈센터 직원의 이직률이 20%에 달해 고객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홈센터 대표들을 대상으로 재고용, 영업 전담 대리점 운영, 유관사업 기회 부여, 보상 등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의 행보는 새 정부가 내건 정규직 확대 정책에 민간기업이 응답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인천공항공사를 찾아 연내 비정규직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금융권도 동참하는 분위기다. 신한은행은 기간제 근로자 781명 중 전문계약직 등 60∼70명을 우선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간제로 채용해 온 사무직을 앞으로 정규직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씨티은행은 비정규직 300여명을 정규직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