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1일 오후 평안남도 북창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지난 14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 12형’ 발사 후 1주일 만이며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 미사일 도발이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후 4시59분쯤 북창 일대에서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며 “최고고도는 560여㎞였으며 500㎞를 비행해 북한 쪽 동해 공해상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동쪽으로 발사된 북한 미사일은 약 2분 뒤인 오후 5시1분쯤 해군 이지스함과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에 궤적이 포착됐다. 정점고도와 비행거리를 감안할 때 미사일 발사는 성공한 것으로 판단된다. 합참은 이번 미사일의 고도와 제원 등이 지난 2월에 발사된 ‘북극성 2형’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북극성 2형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을 지대지 미사일로 개량한 고체엔진 기반 탄도미사일이다.
북한이 북극성 2형을 재발사한 것은 기술적으로 지난 2월 발사 시 미흡했다고 판단된 사안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체연료 엔진을 사용한 미사일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는 미사일을 재발사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이번에는 새로운 기술을 확인하기 위한 진전된 시험발사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경남대 김동엽 교수는 “북한이 고체연료 엔진을 사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1단 추진체 실험을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번 발사에 성공한 고체연료 엔진을 여러 개 묶는 클러스터링 가능성을 실험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북한은 액체연료 엔진과 고체연료 엔진을 장착한 미사일을 번갈아 시험발사하고 있다. 화성 12형은 액체추진 엔진을 사용했고, 북극성 2형은 고체연료 엔진이 장착됐다. 액체연료와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ICBM 개발이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문재인정부 출범 초기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보고받은 직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소집을 지시했다. 대통령 취임 이후 두 번째 소집이다. 이날 경남 양산으로 휴가를 떠난 문 대통령은 직접 회의를 주재하지는 않았다. NSC 상임위는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하고, NSC는 대통령이 주재한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미사일 발사 8분 후인 오후 5시7분에 정 실장으로부터 최초 보고를 받고 NSC 상임위 소집을 지시했다”며 “오후 6시27분까지 NSC 상임위 회의 결과를 포함해 모두 다섯 차례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주재로 국가안보회의(NSC) 회의를 개최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문동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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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北, 동해로 탄도미사일 1발 발사
입력 2017-05-21 21:47 수정 2017-05-22 0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