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공간] 덕수궁 옆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루프가든’ 조성해 시민과 호흡한다

입력 2017-05-23 00:05
덕수궁 옆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앞 옛 국세청 별관 자리가 루프가든(조감도)의 시민광장으로 변한다. 서울시 제공

덕수궁 옆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은 서울 중구 정동교회와 함께 ‘아름다운 교회 정원’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서울주교좌성당은 바로 앞 옛 국세청별관 부지에 루프가든이 조성될 계획이어서 ‘한국 교회의 미’를 뽐내는 대표적 교회가 될 전망이다.

옛 국세청별관 부지는 조선말기 고종의 후궁 순헌황귀비를 기리는 덕안궁이었다가, 1937년 일제가 조선총독부 체신국 청사를 지으면서 훼손됐다. 서울시는 2015년 5월 근대사를 조망하는 시민광장 조성을 목표로 별관과 별관 뒤 성공회 신관을 철거하고, 시민광장 형식의 루프가든을 조성 중이다. 대한성공회도 교회정원 조성을 위해 과감히 신관을 헐었다. 지난 1월 대한성공회 주교였던 김근상 신부는 서울시와의 협약식을 통해 “개발주의, 물질의 시대는 가고 공존공생을 바탕으로 한 생명가치의 시대가 오고 있다. 생명과 소통의 공간으로 교회 앞마당이 활용되기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경사면을 활용한 루프가든 아래는 ‘서울도시건축박물관’이 생길 예정이다. 정원디자이너 오경아씨는 “성당 앞 루프가든은 잔디로 조성되는 것 같다”며 “우리는 식물 없는 정원에 익숙하지 않지만, 역사적으로 식물이 정원의 주인공이 된 것은 불과 한 두 세기의 일”이라고 했다.

전정희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