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의 재미’를 찾는 국내 운전자가 늘면서 고성능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볼보 등 수입 브랜드들은 잇달아 고성능 신차를 내놓으며 잠재 수요 잡기에 나섰다. 기아자동차도 고성능 세단 스팅어를 앞세워 경쟁에 뛰어들었고 현대자동차는 국내 완성차업체 중 처음으로 고성능 브랜드를 내놓는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지난 3월 말 열린 서울모터쇼에서 처음으로 고성능 서브 브랜드인 메르세데스-AMG 전시관을 따로 마련하고 다양한 모델을 선보였다. 최대 816마력의 출력을 내는 퍼포먼스 하이브리드 컨셉카 ‘메르세데스-AMG GT 컨셉’을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다. 이 차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제로백’ 시간이 3초 이내다.
벤츠는 E-클래스 70년 역사상 가장 강력한 성능을 낸다는 ‘더 뉴 메르세데스-AMG E63S 4MATIC+’도 서울모터쇼에서 아시아 최초로 소개했다. 4.0ℓ V8 바이터보 엔진 탑재한 이 차는 최대 출력 612마력, 제로백 시간은 3.4초로 동급에서 가장 빠르다. 벤츠는 최첨단 모터스포츠 기술을 망라해했다는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R’을 국내 최초로 소개하고 ‘더 뉴 메르세데스-AMG E43 4MATIC’을 국내에 출시했다. 서울모터쇼 개최 직전에는 4인승 오픈탑 ‘더 뉴 메르세데스-AMG C 63 카브리올레’를 출시했다.
메르세데스-AMG 뒤를 잇는 고성능차 브랜드 BMW M도 국내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BMW 고성능차 부문 BMW M GmbH는 지난달 18일 인천 BMW드라이빙센터에서 M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M 익스피리언스 2017’ 행사를 개최했다. 한국과 일본,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40개 언론 매체가 참석한 자리에서 BMW는 기존 M4 모델 상위 버전인 고성능 쿠페 신차 ‘뉴 M4 CS’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3.0ℓ 트윈파워 터보 엔진과 7단 더블클러치변속기를 장착한 이 차는 최대 출력 460마력에 제로백 시간은 3.9초다.
BMW 코리아는 앞서 지난 2월 M3, M4 쿠페, M4 컨버터블을 15대 한정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이들 차량에는 아틀란티스 블루, 자바 그린, 트와일라잇 퍼플 등 새로운 색상과 M 퍼포먼스 파츠(부품)가 추가됐다. 또 국내에서 판매하는 신형 5시리즈에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M 스포츠 패키지를 기본 장착하기로 했다. 볼보는 지난 2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고성능 모델 ‘S60 폴스타’와 ‘V60 폴스타’를 출시했다. 기존보다 디자인, 브레이크, 파워트레인 등 52가지 사양을 강화한 모델이다. 성능은 최대 출력 367마력, 최대 토크 47.9㎏·m에 달한다. 제로백은 S60·V60 폴스타가 각각 4.7초, 4.8초에 끊는다.
현대차는 고성능 브랜드 N 첫 모델인 ‘i30N’을 올 하반기 유럽에서 처음 출시한다. 회사는 이 차에 적용할 2.0 터보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경주차로 지난달 독일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 레이스 예선을 완주했다. 이달 말 열리는 본선에도 출전한다. 대회에서 차량을 세팅하며 얻은 수치를 바탕으로 마지막 보완 작업을 거쳐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국내에는 이 모델을 출시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i30N의 경우 두 종류의 파워트레인을 달아 300마력짜리 일반 버전과 375마력짜리 고성능 버전으로 출시된다. 일반형은 일상 운행용, 고성능형은 서킷 주행 성능을 중심으로 한 퍼포먼스 모델이다. i30N은 일반형 i30와 디자인을 차별화하고 퍼포먼스 패키지를 적용할 예정이다. 전자식 LSD(차동 제한장치), 토크 벡터링 기능, 새롭게 설계된 서스펜션 등이 탑재된다. 일반형 i30를 대상으로 한 익스테리어(외관) 패키지도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북미 시장을 위한 N 모델과 제네시스 N 모델도 개발 중이다.
BMW M 등 기존 고성능 브랜드들은 현대차 N브랜드 출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BMW M 세일즈·마케팅·상품관리 총괄 피터 퀸투스 부사장은 ‘M 익스피리언스 2017’ 행사에서 “다른 경쟁사도 고성능차에 투자를 하면 전체적으로 시장 볼륨이 커지고 고객의 관심도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고성능 세단 ‘스팅어’를 23일 국내 출시한다. 스팅어를 시작으로 후륜 구동을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 차종을 확대해 고급차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강창욱 기자 kcw@kmib.co.kr
고성능차 경쟁 치열… ‘운전의 재미’ 푹 빠져보세요
입력 2017-05-22 1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