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자영(26)은 한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미모와 실력을 갖춘 최고 인기 스타였다. 특히 2012년 3승을 쓸어 담으며 그해 KLPGA 대상과 다승왕, 인기상까지 따냈다. 대회장마다 김자영을 보려고 몰려든 갤러리들이 넘쳐났다.
그런데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이듬해 김자영은 스포츠매니지먼트사를 옮기는 과정에서 억대 피소를 당했다. 어린 마음에 상처를 받은 김자영은 경기에 집중하지 못했고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지난해에는 상금랭킹 57위로 밀려 60위까지 주는 이듬해 시드를 놓칠 뻔했다. 팬들의 뇌리에도 잊혀지는 듯 했다. 김자영은 당시 상황에 대해 “우승권에 이름이 없거나 언더파 스코어를 치지 못하면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는 느낌이었다”며 “그런 경험이 처음이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몰랐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김자영은 또 헤저드가 있는 파3홀에만 들어서면 ‘멘붕’에 빠지는 트라우마에도 시달렸다.
하지만 조금씩 마음을 다잡으며 아픔을 극복했다. 올 겨울에는 어느때보다 재기의 땀방울을 많이 흘렸다. 그리고 차츰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지난 달 초 열린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선 4위, 지난주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선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옛 기량을 되살렸다.
그리고 21일 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전. 김자영은 ‘골프여제’ 박인비(29)를 3홀차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사진). 김자영이 우승한 것은 2012년 8월 히든밸리 여자오픈 이후 무려 4년 9개월 만이다.
반면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국내 무대에 나온 박인비는 또다시 국내 대회 첫 우승에 실패했다. 박인비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것을 비롯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8승,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4승 등을 거뒀지만 KLPGA 투어에선 유독 우승이 없었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에선 최진호(33)가 최종합계 19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했다. ‘탱크’ 최경주(47)는 10언더파로 공동 18위에 그쳤다.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김자영, 5년 만에 정상 복귀
입력 2017-05-22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