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서 석유 시추하면 전쟁 불사”… 시진핑,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협박

입력 2017-05-22 00:01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로드리고 두테르테(사진) 필리핀 대통령에게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이 석유를 시추할 경우 전쟁을 벌이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필리핀은 문제의 발언이 국제법 위반이라며 유엔에 제소할 뜻을 내비쳤다.

21일 마닐라타임스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틀 전 해안경비대 행사에서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 때 시 주석이 한 문제의 발언을 소개했다.

그는 “양자회담 때 필리핀 영해에서의 석유 시추 방침을 밝혔더니 시 주석이 ‘싸움을 원하지 않지만 석유시추 강행 시 우린 전쟁으로 가겠다’고 위협하더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자국 영해 내 석유 시추가 국제법적으로 정당한 활동이라고 설명했지만 시 주석은 거듭 완고한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안토니오 카르피오 필리핀 대법관은 성명을 내고 “시 주석 발언은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경제활동을 보장한 유엔헌장과 유엔해양법협약, 동남아우호협력조약을 침해한 것”이라며 “필리핀이 문제의 발언을 유엔에 제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성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