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의 재수’ 이회창이 모델?

입력 2017-05-22 05:02
지난 4월 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예방한 홍준표 전경남지사(왼쪽). 국민일보DB

미국에 머물면서도 ‘페이스북 정치’를 통해 연일 친박(친박근혜)계와 문재인정부를 싸잡아 비난하는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이회창 모델’을 염두에 두고 차기 당대표에 도전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였던 홍 전 지사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몇 안 되는 친박이 한국당의 물을 다시 흐리게 한다면 당원들이 나서서 그들을 단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 보수세력을 이렇게 망가지게 한 세력들은 이제 반성하고 역사에 사죄해야 한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이 탄핵된 세력들이 또다시 준동한다면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전 지사의 연이은 친박계 비판은 차기 당권을 고려한 선제공격 성격이 짙다. 홍 전 지사가 당권을 발판으로 대선 재수(再修)의 기반을 닦으려고 나설 경우 최대 걸림돌은 친박계다. 정치적으로는 위축됐지만 아직도 한국당에서는 가장 큰 조직망을 구축하고 있다. 홍 전 지사가 이회창 전 총재를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분석도 많다. 이 전 총재는 1997년 12월 대선에 패배한 뒤 98년 8월 전당대회를 통해 총재로 화려하게 복귀한 뒤 2002년 대선에 다시 나섰다.

홍 전 지사는 20일에는 페이스북에 “청와대가 위법한 절차로 (서울)중앙지검장 인사를 하면서 최순실 사건을 재수사하라고 한 것은 미국 같으면 사법 방해로 탄핵 사유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헌법과 법률 어디에도 대통령은 검찰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할 수 없다”며 “임기 시작부터 이런 불법이 횡행한다면 이 정권도 얼마 가지 않아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압박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