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45·사진)가 성폭행 혐의에서 벗어나게 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마리안느 니 스웨덴 검찰총장은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스웨덴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아 온 어산지에 대한 수사를 종결한다고 밝혔다. 어산지에게 발부한 체포영장의 유효기간(7년)이 이날로 종료되면서 스웨덴 검찰은 영장 철회 또는 수사 기간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호주 출신인 어산지는 2010년 8월 스웨덴 방문 중 만난 현지 여성 두 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고, 무혐의로 풀려났지만 그해 11월 조사가 재개되면서 다시 수배 상태가 됐다.
수배자가 될 당시 영국 런던에 있던 어산지는 보석 상태로 2년간 재판을 받았고 최종심에서 스웨덴으로 추방이 결정됐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며 런던 주재 에콰도르대사관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고 에콰도르가 이를 받아들여 2012년 6월부터 현재까지 도피 생활을 이어왔다. 당시 어산지는 자신이 스웨덴으로 추방되면 다시 미국으로 넘겨져 정치범 재판을 받게 될 것이고 최악의 경우 사형까지 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어산지가 비록 스웨덴 검찰의 수사 대상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당장 자유로운 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영국 경찰은 어산지가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에서 관련 법령을 어기고 치외법권 지역인 에콰도르대사관에 은신했기 때문에 ‘보석 중 도주’ 혐의로 처벌할 것이며 그가 대사관을 나서는 즉시 체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도 어산지가 2010년 위키리크스를 통해 미국 정부의 기밀 외교문서 수십만건을 폭로한 것을 놓고 간첩 혐의로 지명 수배한 상황이다. 미 법무부는 지난달부터 어산지에 대한 기소를 검토하기 시작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어산지를 처벌하기 위한 모든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제프 세션스 미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어산지를 체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우리의 주장이 입증되면 어떤 이들은 감옥에 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어산지의 변호인은 세션스 장관의 발언을 놓고 “어산지가 에콰도르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하는 이유”라며 영장 철회를 촉구했다. 앞서 어산지는 미국이 자신의 권리를 충분히 보장한다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구성찬 기자
스웨덴 검찰 어산지 수사 종결, 영국 경찰 “도피처 나오면 체포”
입력 2017-05-19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