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에서 패배한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사진) 전 후보가 다음 달 11일 총선에서 강한 야당의 수장으로 돌아오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AP통신에 따르면 르펜은 18일(현지시간) TF1방송과 인터뷰에서 대선 패배 후 처음 모습을 드러내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전투에서 부대의 수장을 맡지 않을 수 없다”며 총선을 진두지휘하겠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정권의 대항마가 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내비쳤다. 르펜은 “프랑스의 이익을 지키고 정권을 견제할 의원이 필요하다”며 “최상의 방법은 FN 의원을 뽑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르펜 자신도 북부 에넹보몽에 출사표를 던지겠다고 선언했다. 에넹보몽은 탄광 지역이다. 르펜은 2007년, 2012년 두 차례 이 지역 의원직에 도전했다가 낙선했다.
르펜은 대선을 거치면서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달 대선 1차 투표에서 거대 정당 후보를 물리치며 마크롱과 2강 구도를 형성했다. 결선투표에서 패배했지만 득표율 33.9%를 기록하며 1060만표 이상을 얻었다. FN의 하원의석은 2석뿐이고 영향력을 볼 때 아직 유력 정당으로 보기 어렵다. 하지만 르펜의 인기로 볼 때 확대 가능성은 여전하다.
이번 총선은 르펜 입장에서 물러설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 르펜이 총선에서 당선되지 못하거나 의원을 늘리지 못할 경우 당이 분열되거나 흡수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당내 지도부와 강경파 사이에서 분열 조짐도 보이고 있다. 차세대 극우 여성 정치인으로 주목받은 르펜의 조카 마리옹 마레샬 르펜도 대선 패배 후 활동을 중단해 연쇄적인 세력 이탈도 우려된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강한 야당으로 돌아오겠다” 르펜, 총선 출마 선언
입력 2017-05-19 1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