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렌즈로 사물을 보면 그 사물과 관련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또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적힌 종이를 보여주면 바로 와이파이 접속이 되고, 구글로 이메일을 받으면 자동으로 답장을 만들어준다.
‘인공지능(AI) 퍼스트’를 강조해온 구글이 애플, 삼성전자 등과 AI 서비스 경쟁을 본격화한다. 구글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마운틴뷰에서 구글 연례개발자회의(I/O)를 열고 인공지능(AI) 서비스 ‘구글 어시스턴트’를 아이폰에서도 선보인다고 밝혔다.
아이폰에는 애플의 독자적인 AI 서비스 ‘시리’가 탑재돼 있다. 사용자 입장에선 시리와 구글 어시스턴트 중 하나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앞서 구글은 삼성전자 갤럭시S8에도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했다. 갤럭시S8에는 삼성전자의 ‘빅스비’가 내장돼 있다.
구글로서는 직접 만든 스마트폰 픽셀의 판매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기기에 구글 서비스를 적용해 AI 플랫폼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구글은 올해 하반기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일본 등으로 구글 어시스턴트 서비스를 확대한다. 연말에는 한국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이 추가된다.
구글의 전략은 AI 기술이 가장 앞서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온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구글 AI 기술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피차이는 “이미지 인식의 경우 AI가 사람보다 정확도가 더 높다”면서 “음성인식 오류 확률도 지난해 6월 8.5%에서 현재 4.9%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이날 ‘구글 렌즈’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였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건물을 비추면 어떤 건물인지 알려주고 식당에 대해선 메뉴판을 보여주고 예약도 가능하다. 피차이는 “구글 렌즈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구글은 이메일 자동 답장 서비스 등 AI를 접목한 다양한 서비스를 공개했다.
구글은 가상현실(VR) 플랫폼 ‘데이드림’ 외연 확대에도 나섰다. 갤럭시S8에서 데이드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하반기 출시되는 LG전자 V30에도 기본 탑재된다. 또 HTC, 레노버와 손잡고 별도 기기 연결 없이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VR 기기도 선보일 예정이다.
구글의 생태계 확대에 한국 업체들도 참여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구글 I/O에서 VR·AR(증강현실) 콘텐츠 제작 도구인 ‘T 리얼 VR 스튜디오’를 공개했다. 데이드림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LG전자는 시그니처 냉장고, 세탁기, 가습공기청정기 등을 AI 스피커 구글 홈과 연동하는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구글 홈에 “공기청정기 켜줘”라고 말하면 자동으로 공기청정기가 작동하는 모습이 시연되기도 했다. LG전자는 ‘구글 홈’과 연동하는 스마트 가전제품들을 이달 미국을 시작으로 주요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스마트폰 카메라로 식당 비추니 메뉴판 보여준다
입력 2017-05-18 19:05 수정 2017-05-18 21:09